6천 명의 선원이 갇혀 있습니다
2026년 2월 발발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반년을 넘기면서 호르무즈 해협에는 여전히 수많은 선원들이 발이 묶여 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현재 약 500여 척의 상선에 탑승한 6,000여 명의 선원이 이 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전쟁 초기에는 최대 2만 명까지 고립되었던 상황이라 여전히 심각한 인도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일부 선원들은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협이 곧 완전히 개방될 것으로 믿고 진입했던 선박들이 오히려 다시 갇히는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현재 고립된 유조선 가운데 65척은 바로 이 MOU 체결 이후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선박들입니다. 이런 불확실한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 선원들은 전투 훈련도 받지 않은 채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전쟁 전의 10%만 통과하는 해협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량은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거의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로이즈리스트의 분석 결과 지난달 말부터 일주일간 이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이란과 연계된 선박까지 포함해도 84척에 불과했는데요. 이는 전쟁 전 주간 평균 통항량인 약 700척의 10%를 겨우 넘는 수치입니다. 실질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의 기능이 거의 멈춘 상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물리적 위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공격 등으로 최소 17명의 선원이 사망했으며, 최근에는 오만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이 추가로 피격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벌크선 '미노안 파이오니어'도 정체불명 발사체에 맞아 기관사 1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IMO는 상선이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에 맞설 방어 수단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원들의 안전을 거듭 호소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풀릴지 모르는 불확실성
고립된 선원들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인도와 필리핀 국적 해사노조들은 현재 상황이 단순한 교통 통제를 넘어선 인권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비오 라모스 인도 해사 노조 사무총장은 고립된 선원들의 처지가 마치 감옥에 있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는데요. 종전 시점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선원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으며, 사실상 이동의 자유가 완전히 제한된 상태라는 겁니다.
현재 이란은 인접국인 오만과 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다만 일부 외신은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선박들이 이란의 통제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무고한 민간 선원들이 더 이상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중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