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국내주식 믿을 수 있을까? 코스피 오르는데도 해외 ETF 선호

v한v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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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4일 오전 10:51

발행: 2025년 11월 4일 오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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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승에도 퇴직연금 계좌의 국내 주식형 ETF 투자 비중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시장이 안정적일 때만 국내 주식을 찾고, 변동성이 커지면 미국·중국 ETF로 다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내 시장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국민연금은 주식 비중 확대를 통해 국내 주식 강세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금 고갈 시점이 늦춰질 전망이다.

변덕스러운 투자 심리

국내 증시가 코스피 3500에서 4200까지 치솟으며 '5000 시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퇴직연금 계좌의 투자 행보는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DC, IRP) 계좌 데이터를 보면, 1분기에는 상위 20개 ETF 중 국내 주식형이 단 1개에 불과했는데요. 코스피가 오르던 2분기에는 10개로 늘어났다가, 3분기 변동성이 커지자 다시 3개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변덕은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근본적인 불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하는 퇴직연금에서조차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죠. 반면 미국 S&P500과 나스닥100 ETF는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며 '안전 자산'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국민연금은 달랐다

흥미로운 건 같은 시기 국민연금의 수익 성과입니다. 국민연금은 올해 1,213조 원에서 시작해 1,400조 원을 돌파하며 약 200조 원의 수익을 기록했는데요. 특히 국내 주식에서 6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전체 수익을 견인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주식에서 손실을 보고 해외 주식으로 만회했던 흐름과 정반대입니다.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 8월에는 51.6%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이렇게 높은 주식 비중이 올해처럼 강한 상승장에서는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주지만, 2022년처럼 시장이 하락할 때는 역대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두 얼굴의 주식 투자

퇴직연금 계좌와 국민연금의 이런 상반된 모습은 주식 투자의 양면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피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해외 ETF로 흘러가는 반면,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죠. 그 결과 올해는 국내 주식 시장의 강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투자 행태가 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의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해외 증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나 기업 경쟁력 강화 인센티브 등 근본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

국민연금의 수익률 개소는 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정부는 원래 2057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수익률을 6.5%로 높이면 2090년까지 33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올해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20%를 넘어섰고, 지난 3년간 평균도 약 7%에 달하는 상황이죠.

하지만 수익률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계속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금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제도적 개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민연금공단은 내년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주식 투자 비중을 다시 결정할 예정인데, 이번 경험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투자자들의 선택은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투표와 같습니다. 코스피가 오를 때만 국내 주식을 찾고, 조금만 흔들리면 해외로 도망치는 이런 패턴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