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40년 만에 최저…163엔 돌파에 개입론까지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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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23일 오전 7:49

발행: 2026년 7월 23일 오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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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이 163엔을 돌파하며 약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중동 정세 악화와 다카이치 내각의 확장적 재정 기조, 미일 금리 격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요. 일본 정부의 개입 경고에도 시장은 단기적으로 165엔 돌파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한국 원화는 독자적인 강세를 보이며 엔화와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40년 만에 163엔을 넘어선 엔화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63엔대를 기록하며 1986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로 이처럼 낮아진 건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7월 22일 기준으로 뉴욕 시장에서는 163.24엔까지 오르며 일본 정부의 경고조차 시장의 엔화 매도세를 꺾지 못했습니다.

이번 엔저 현상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당장의 환율 급등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촉발했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의 경제 정책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중동 리스크와 일본의 재정 정책이 만든 악재

최근 중동 정세 악화가 엔화 약세를 부추겼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후티 반군의 해상봉쇄까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는데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특성상 유가 상승은 무역적자 확대 우려로 이어지며 엔화 매도를 가속화했습니다. 이와 맞물려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면서 강달러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일본 내부에서도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적지 않았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발표한 '호네부토' 경제 재정 운영 방침에서 재정 건전화 목표를 삭제하고 적극적인 확장 재정 기조를 내세운 점이 대표적인데요. 여기에 일본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엔화는 추가로 밀렸습니다.

정부 개입 경고에도 시장은 165엔을 주시해

엔화 가치 하락이 심상치 않자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두 개입만으로는 급격한 환율 상승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중론입니다. 일부 금융기관은 단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165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원화는 최근 독자적인 강세를 보이며 엔화와 다른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 상장 기대감으로 외환시장에 환전 물량이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로 하락했고, 엔·원 재정환율 역시 900원대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 내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명목 수익률이 한국보다 1.5배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엔화의 추락이 단순한 통화 가치 문제를 넘어 아시아 금융 시장의 판도 변화까지 일으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