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가 쏘아 올린 패닉셀
최근 코스피의 급격한 하락세를 지켜보며 많은 투자자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낙폭 확대의 핵심 원인이 반도체주 연계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에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른바 디레버리징 현상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증폭시켰고, 이에 따라 코스피 6,800선을 1차 방어선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사실 이번 조정은 반도체 업황 자체의 구조적 악화가 아니라 유동성 측면의 포지션 청산에 가깝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기초 여건은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고, 이는 향후 시장 회복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디레버리징의 악순환
문제의 발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레버리지 ETF에서 시작됐습니다. 해당 ETF가 하루에 30% 넘게 급락하자 운용사들은 레버리지 배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기초자산을 추가로 매도할 수밖에 없었죠. 이런 기계적 디레버리징이 반복되면서 하락장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펼쳐졌습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보면 외국인은 하루에 11억 3천만 달러를 순매도했고, 국내 기관 역시 15억 달러를 팔아치웠습니다. 특히 기관 매도 물량의 62%가 ETF 관련 청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외국인 매도 역시 11억 8천만 달러 규모의 프로그램 매매 등 패시브 자금 중심으로 집중됐습니다. 이처럼 패닉셀은 기업 가치의 급변보다는 레버리지 상품의 기계적 거래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합니다.
당연히 금융감독원도 이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이찬진 원장은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만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시스템 리스크와 과열 마케팅에 우려를 표했는데요. 향후 규제는 상품 출시 전면 금지보다는 투자자 진입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방어선은 어디까지인가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기술적 지지선은 6,800선입니다. 이 구간이 무너질 경우 6,500선까지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극심한 변동성을 고려할 때 6,100~6,000선이 더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기계적 매도와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이 시장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2028년 하반기까지 생산능력 확대가 지연될 전망이라 기초 여건이 여전히 튼튼한 편입니다. 결국 이번 급락은 업황 고점이 아닌 유동성의 순환 과정으로 봐야 하며,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우량 기술주를 선별적으로 매수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레버리지 상품의 변동성 확대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기초 자산의 근본 가치를 흔들 요인은 적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