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걸린 1조 원 돌파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북미 개봉 첫 주말에만 3억 5,5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어 역대 2위 오프닝을 기록했는데요. 북미 외 지역에서 5억 7,200만 달러를 더해 전 세계 누적 매출은 9억 2,700만 달러, 한화로 약 1조 3,3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7월 29일 개봉한 이 영화는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단기 기록을 세웠는데요. 개봉 첫 주말 225만 명을 동원해 '왕과 사는 남자'의 기록을 넘어서면서 올해 최고 오프닝 자리에 올랐습니다. 특히 8월 1일 하루에만 90만 명이 극장을 찾았고, CGV 에그지수는 96%를 기록하며 입소문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불과 사흘 만에 1조 원, 닷새 만에 300만 관객이라는 속도는 마블 스튜디오에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침체를 깬 작품성의 힘
사실 최근 마블은 부진한 흥행으로 고민이 컸습니다. '더 마블스'와 '앤트맨3'부터 '썬더볼츠'까지 기대 이하의 성적이 이어졌고, 케빈 파이기 사장조차 과도한 콘텐츠 확장의 부작용을 인정할 정도였죠. 복잡한 다중우주 서사가 관객의 진입 장벽이 되면서 프랜차이즈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 흐름을 끊어냈습니다. 기존의 다중우주 설정에서 벗어나 고립과 유대라는 인간적인 서사에 집중했는데요. 톰 홀랜드가 연기한 피터 파커는 모든 이의 기억에서 지워진 채 성숙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데스틴 크리튼 감독의 묵직한 연출과 함께 존 번탈의 퍼니셔, 그리고 엑스맨 유니버스의 진 그레이까지 등장하며 새로운 세계관의 결합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차별화된 톤이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아 로튼토마토 평론가 90%, 관객 98%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여름 극장가 대결과 향방
이번 흥행으로 2026년 여름 극장가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가 8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전편 아이맥스 촬영이라는 화제성으로 티켓 암표 거래까지 성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 역시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죠.
두 영화가 함께 극장가를 이끄는 시너지가 기대되는 가운데, 마블의 진짜 부활 여부는 12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둠스데이'가 가늠할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파이더맨의 성공이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지, 아니면 본격적인 부활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