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뒤흔든 청년들의 분노
2026학년도 수능 결과가 발표되자 교육계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이 3.11%라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인데요. 이는 절대평가로 전환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해(4.7%)보다도 크게 떨어진 겁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책임을 지고 사임했습니다. 평가원은 공식적으로 영어 영역 출제가 절대평가의 취지에 맞지 않아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인정했습니다.
사실 이번 결과는 6월과 9월 모의평가, 그리고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도 너무나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수험생들은 예상치 못한 난이도 급상승에 불안감이 커졌고, 이미 짜놓은 입시 전략이 무너지며 혼란에 빠졌습니다. 평가원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이런 혼란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죠.
절대평가의 취지가 흔들리다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뀐 것은 상대평가가 가져오는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이면 누구나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인데요. 그런데 이번 수능은 그 취지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9등급제에서 상위 4%가 1등급을 받는 것을 고려하면, 3.11%는 평가원이 난이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출제 실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지적합니다. 절대평가의 핵심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인데, 이번 수능은 그 근간을 흔들어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험생들은 매년 변동이 심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공부 계획을 세웠는데, 그 믿음이 무너진 셈이죠. 이는 결국 사교육 의존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책임과 개선을 향한 평가원의 각오
평가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출제 전 과정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개선안 마련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향후 수능 문제가 안정적으로 출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강조했는데요. 궁극적인 목표는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평가원이 회복해야 할 것은 체계 이상입니다. 바로 수험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육 현장의 신뢰입니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는 일은 새로운 출제 체계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일 수 있습니다. 평가원은 앞으로 수능을 출제할 때 단순히 문제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을 넘어, 절대평가의 공정성과 일관성을 어떻게 담보할지 고민해야 할 단계에 놓였습니다.
남은 쟁점과 향후 전망
이번 사태는 수능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시금 돌아보게 합니다. 절대평가 제도 하에서 '적정 난이도'란 무엇이며, 누가 어떻게 그것을 정의하고 관리해야 할까요? 또한, 한 번의 시험 결과가 청년들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막중한 상황에서, 시험의 오차를 최소화하는 장치는 충분한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됩니다.
오승걸 원장의 사임은 하나의 결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책임 있는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남은 사람들과 시스템이 어떤 교훈을 얻고,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평가원의 철저한 검토와 개선 노력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출제 문화 정립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수십만 수험생의 노력이 공정한 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