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국제정세 속 가교 역할
이재명 대통령의 첫 외교 슈퍼위크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취임 5개월 만에 맞은 대형 외교 무대에서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사이에서 균형 있는 중재자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는데요.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성사시킨 점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APEC 역사상 두 번째로 합의문 불발 위기를 극복하고 '경주선언'을 이끌어낸 것은 한국 외교의 성과로 평가됩니다.
관세협상 타결과 안보 협력 강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몇 달간 난항을 겪었던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죠.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30년 숙원이었던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답변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안보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반도체 관세 문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일단 큰 장애물 하나를 넘어섰다는 평가입니다.
한중 관계 전면 복원과 민생 협력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에서는 양국 관계가 전면 복원되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통화 스와프 계약과 보이스피싱 대응 공조 등 7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되었습니다. 특히 협력 분야가 미중 갈등을 피해 민생 중심으로 구성된 점이 눈에 띕니다. 시 주석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한국의 핵잠 추진과 대미 공조 움직임을 의식한 듯 미묘한 경계심도 드러냈는데요, 이는 북중러 밀착 상황에서 한국 외교의 균형 감각이 시험받는 부분이었습니다.
새로운 협력 의제와 남은 과제
경주선언에는 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 문화창조산업 협력 등 새로운 분야가 포함되었습니다. 기존의 통상·안보 중심 의제를 넘어 협력의 외연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WTO 관련 표현이 정상선언에서 빠지고 장관급 성명으로 옮겨진 점은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이 점을 두고 APEC의 기본 이념이 후퇴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죠. **앞으로 관세협상의 구체적 이행,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미중 관계 변화에 따른 외교적 대응 등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