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만의 대전환
2026년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형사사법체계가 78년 만에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사라지고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새로 문을 열었는데요. 이제 사건 접수부터 종결까지 수사의 시작과 끝을 경찰이 홀로 책임지게 됐습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시행 첫날 "78년 만에 대전환을 맞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14만 경찰이 국민 인권과 피해자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전국 수사부서장과 경찰서장 등 650여 명을 소집해 비상대응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달라지는 것들
가장 큰 변화는 검사가 수사를 직접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고소·고발 사건은 경찰이 전담하고, 공소청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만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사건 접수 후 3개월 이내에 송치 여부를 정해야 하고, 불송치 결정이 나면 피해자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보완수사 제도도 폐지됐습니다. 송치 이후 추가 수사가 필요하면 경찰이 직접 수행해야 하고, 요구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이행해야 합니다. 검찰은 수사 중인 사건을 시행 후 최대 90일간 계속 조사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엔 중수청이나 경찰로 넘어갑니다. 중수청과 경찰 사이의 사건 통보·이첩도 본격화되면서 연간 8만 건 이상의 통보가 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려와 과제
문제는 경찰이 감당해야 할 사건의 규모입니다. 경찰이 6개월 이상 결론을 내지 못한 장기 미제 사건만 22만 건이 넘고, 검찰에 쌓인 미제 사건도 14만 건에 달합니다. 지난해 일선 수사관 한 명이 맡은 사건이 130건을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겁니다.
경찰은 4000명의 수사인력을 보강했지만, 다른 부서에서 이동한 인력의 숙련도가 부족해 초기 병목 현상이 우려됩니다. 강동범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경찰이) 처리 시한에 쫓겨 자체 종결하는 불송치 사건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새로 도입된 '사실관계 확인' 절차에서 얻은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쓰이는 데 제한이 있어, 추가 증거가 필요하면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합니다. 법무계는 법원의 증거보전·수임판사 활용 확대를 제안하지만, 법관의 중립성 침해 우려도 나옵니다.
경찰은 부패·비리 등 중대 비위에 배제 징계를 원칙으로 삼고, 피해자 보호를 수사의 제1원칙으로 내세웠습니다. 김 대행은 "경찰에 맡기길 참 잘했다는 믿음이 생길 때까지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제도는 출발했지만,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험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