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본격화…디지털의료제품법은 '판 키우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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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수정 · 2026년 1월 4일 오후 12:18

발행: 2026년 1월 4일 오후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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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AI가 병원 현장에 본격 투입되고 있다. 루닛·뷰노 등 기업과 분당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등 병원이 적극 도입하며 의료 혁신을 이끈다. 정부는 디지털의료제품법으로 산업 지원과 관리를 시도하지만, 허가 후 사용 단계에서 규제 기관 간 해석 차이로 혼란이 발생한다. 업계는 일관된 기준 체계를 요구하며, 전문가들은 올해가 산업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AI가 의료 현장에 들어왔다

의료 AI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다. 루닛, 뷰노, 딥노이드 등 국내 선두 기업들이 검증을 마치고 병원 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시작했다.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로 항암제 연구에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잡았고, 뷰노는 AI 기반 조기경보 시스템을 확대 중이다. 딥노이드는 생성형 AI 기반 흉부 X-ray 판독 솔루션을 상용화 단계로 밀고 나가고 있다.

병원들도 적극 가세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의료 AI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제 인증을 획득했으며, 서울아산병원은 응급실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실시간 기록·요약하는 AI 음성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LLM 기반 의무기록 솔루션을, 중앙대광명병원은 직원 대상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장에 AI를 녹여내고 있다. 의료 AI는 이제 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의료 서비스의 일부가 되고 있다.

디지털의료제품법, 판 키우려는 정부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의료 AI 산업에 정부도 본격적인 지원과 관리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시행 예정인 ‘디지털의료제품법’이 대표적이다. 이 법은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제품을 별도로 관리하며,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사전 허가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주기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혁신 제품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알고리즘 변경이 잦은 의료AI의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변경 관리 기준을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산업계는 제도적 인정을 받게 되어 중장기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동시에 과도한 규제가 산업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친다. 정부는 이 법을 통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면서도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해야 할 숙제가 많다.

허가는 OK, 사용은?…해석 차이의 혼란

실제로 허가 이후 사용 단계에서 규제 기관 간 해석 차이로 인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AI 기반 환자 모니터링 소프트웨어의 입력 변수 기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측정값에 대한 보정 방식을 허용했지만,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실측값만을 인정하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기업과 병원은 보수적인 운영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이 문제로 NECA와 해석 갈등을 겪었고, 비급여 적용 여부까지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업계는 데이터 표준화, 책임 주체 명확화, 허가-평가-현장 사용을 아우르는 일관된 기준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도 해석의 불일치는 기술 확산 속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환자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2026년이 의료 AI 산업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디지털의료제품법이 현장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규제 기관 간 협업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국내 의료 AI는 도약할 수 있다. 반면, 경직된 제도 운영과 해석의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산업 성장 동력이 위축될 수 있다. 정부의 선택과 실행이 향후 산업의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