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월 입찰 제한이라는 철퇴
방위사업청이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에 24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내렸습니다. 10월 20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 결정으로, 뇌물공여와 원가 부정 혐의가 근거가 됐는데요. 방사청은 개청 이후 최대 규모의 뇌물액과 장기간 계획적 부정행위를 고려해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의 제재를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재 효력은 통보일로부터 5근무일째 발생해 29일부터 신규 입찰 참여가 막힙니다. 기존 계약이나 해외 수출 계약에 직접 적용되지는 않지만, 신규 수주 기회는 사실상 2년간 제한되는 셈입니다. LIG D&A는 기소 사실만으로 처분이 내려졌다며 유감을 표하고 집행정지 신청과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회사가 1조9000억원 규모 KF-21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사업에서 1순위 사업자로 연말 계약을 앞두고 있어 파장이 큽니다. 집행정지 인용 여부가 계약 성사와 사업 일정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흔들리는 K-방산 수주판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LIG D&A 주가는 장중 15% 가까이 급락했고, 9%대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투자자들은 2년간 국내 신규 수주가 막히면 한화그룹 등 경쟁사로 일감이 옮겨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LIG D&A는 천궁-II 수출 등 해외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국내 운용 실적이 수출 경쟁력의 바탕이 되는 만큼 공백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제재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대전사업장 폭발사고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고용노동부 특별감독에서는 473건의 법규 위반이 적발됐습니다. 이 가운데 189건은 사법처리, 284건은 5억510만원의 과태료가 예정됐는데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망자 수에 따라 1년 입찰제한이 가능한 만큼 방사청 판단이 주목됩니다. 두 업체의 제재가 겹치면 유도무기와 첨단 무기체계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방산업계에서 나옵니다.
한화는 위반 사항을 신속히 개선하고 안전보건 인력을 확충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신뢰 회복이 남은 과제
방산업계는 수출 호황 이후 대형화와 체질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한화그룹은 KAI 지분 15.89%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고, 현대로템은 현대위아 방산사업을 3584억원에 인수하며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LIG D&A 사건은 방위사업 평가와 내부 통제의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방사청 공무원이 연루된 만큼 평가위원 관리와 점수 검증 절차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LIG D&A도 준법감사실 신설과 부문장 교체 등 조직 개편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K-방산이 해외 시장에서 신뢰를 지키려면 사후 처벌만이 아니라 부정행위를 막는 제도적 장치와 책임 있는 자세가 함께 요구된다는 목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