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갈매기' 동남아 강타, 기후변화와 중복재난이 키운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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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7일 오후 6:02

발행: 2025년 11월 6일 오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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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갈매기'가 필리핀과 베트남을 강타하며 최소 193명이 사망하는 등 동남아시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필리핀에서는 173명이 사망했으며, 특히 지난달 강진 피해를 입은 지역이 중복 피해를 겪으며 상황이 악화되었고,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 강도가 더욱 세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재난 피해를 입은 지역에 새로운 태풍이 접근하며 복합적 위기가 예상됩니다.

잇따른 태풍의 연속 타격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과 베트남을 연이어 강타하며 최소 193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사망자 수가 173명에 달하는 등 가장 심각한 피해를 겪었는데요, 이번 피해는 단순히 태풍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재난의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초부터 시작된 '갈매기'의 행로는 마치 동남아시아를 종단하는 코스였습니다. 필리핀 중부 세부 지역에서는 폭우와 홍수로 인해 71명이 익사하는 참사가 발생했고, 릴로안 마을에서는 침수된 주택에서만 35구의 시신이 수습되는 등 현장은 처참한 상황입니다. 이미 지난 9월 강진 피해를 입었던 지역들이 이번 태풍으로 인해 복구 작업이 완전히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죠.

누적된 재난과 기반 시설 취약성

이번 태풍 피해가 특히 심각한 이유는 중복재난 때문입니다. 세부주는 불과 한 달여 전인 9월 30일 규모 6.9의 강진으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연이은 재난으로 인해 지역의 복원력이 극도로 약화된 상황에서 강력한 태풍이 덮쳐온 거죠. 네그로스섬에서는 칸라온산 화산재가 폭우와 함께 쏟아져 내려 최소 30명이 추가로 사망하는 2차 피해까지 발생했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홍수 관리 예산의 부정 사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겁니다. 세부 주지사는 6,500억 원 규모의 홍수 조절 예산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방재 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이 피해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필리핀 재무부 추산으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홍수 관리 예산 중 약 70%인 12조 원이 유용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만든 더 강력한 태풍

전문가들은 이번 '갈매기'가 특히 강력했던 배경으로 기후변화를 꼽고 있습니다. 런던 그랜텀연구소의 벤 클라크 연구원은 "북서태평양과 남중국해의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아지면서 태풍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는데요,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태풍 강도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원은 기후변화가 해수면 온도를 높이고 대기 중 수분 함량을 증가시켜 태풍이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태풍이 반드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 발생했을 때 그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을 키운다는 의미입니다.

이중고에 시달리는 동남아 지역

태풍 '갈매기'의 피해는 필리핀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중부 지역으로 이동한 태풍은 최소 2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추가 피해를 양산했습니다. 베트남 농업환경부에 따르면 닥락성, 잘라이성 등에서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으며, 주택 57채가 무너지고 3,000채 이상이 파손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도 발생했죠.

특히 우려되는 것은 베트남 중부 지역이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이미 47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추가 태풍까지 덮쳐 복구 작업이 더욱 지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자연재해로 인한 베트남의 피해 규모만 2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위협

현재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새로운 태풍의 접근입니다. 26호 태풍 '풍웡'이 발생하여 필리핀 북부 지역을 향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기상 당국은 이 열대저기압이 슈퍼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태풍 '갈매기'와 다가오는 새로운 태풍의 복합적 영향이 필리핀 전국의 약 3분의 2를 덮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역시 '갈매기'를 "긴급하고 위험한 태풍"으로 규정하고 각 지방 당국에 대응을 지시한 상태입니다.

이번 연이은 태풍 피해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기후변화 시대에 취약 지역이 직면한 새로운 위협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일 재난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중복재난에 대비한 종합적인 방재 시스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