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과 논란의 동시 출발
허진호 감독의 신작 '암살자(들)'이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습니다. 지난 9월 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추석 연휴 나흘 동안 140만 명을 끌어모으며 누적 관객 156만 명을 기록했는데요. 매출 점유율 40.6%로 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를 두 배 가까이 앞섰습니다.
문제는 흥행 성적보다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육영수 여사가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을 소재로 삼으면서, 정치권이 즉각 반응하고 나선 겁니다.
1974년 그날, 무엇을 그렸나
당시 정부의 공식 발표는 재일교포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육영수 여사가 변을 당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영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경찰과 기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중앙정보부 등 정권 윗선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파고드는 구조인데요.
허 감독은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대사에 나오는 "중정 윗선"은 고위 인사들 간의 권력 투쟁을 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치권 공방과 제작진의 해명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황당한 스토리"라며 2002년 박근혜 전 대통령 방북 당시 김정일이 사과한 사실을 근거로 들었고, 유영하 의원은 "유족에게 대못을 박은 패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도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반대로 한동훈 의원은 사전검열에는 반대하면서도 "개봉된 상업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돈을 버는 경우 비판은 타당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주장을 "공작"이라 맞받았습니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공개된 기록과 자료를 폭넓게 조사해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한 극영화"라며 "특정 역사적 결론을 확정하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관객 반응도 갈렸습니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10점 만점에 8.4점이었지만, 네티즌 평점은 2.4점에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