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베팅이 낳은 6억 달러 적자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이 올해 상반기에만 6억 4,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100억 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대선 승리 이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2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는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미실현 손실만 1억 9,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결국 암호화폐에 대한 공격적인 베팅이 대규모 적자를 불러온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내건 주력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의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2분기 매출은 광고 수익 덕에 전년 대비 89% 늘었지만, 실제 금액은 17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용자 수인데요. 모바일 앱 일일 활성 사용자는 지난해 43만 명에서 올해 7월 26만 명으로 40% 가까이 줄었습니다. 플랫폼 경쟁력이 뚜렷하게 약화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암호화폐 접고 핵융합으로 눈돌린 이유
이런 위기 속에서 TMTG는 사업 방향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기존에 추진하던 크립토닷컴과의 계약에서 철수하고, 암호화폐 부문을 대폭 축소했습니다. 대신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에 주목해 핵융합 에너지 기업 TAE 테크놀로지스와 60억 달러 규모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TMTG는 전력을 직접 통제하는 전략적 자산을 확보하려는 계획입니다.
TAE는 1998년 설립된 민간 핵융합 기업으로, 2031년 상용 발전시설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TMTG는 합병에 앞서 TAE에 3억 달러를 먼저 투자했는데요. 다만 TAE는 상용화 일정을 여러 차례 미뤄온 데다, 헬리온에너지 등 경쟁사에 비해 자금 조달 속도가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민간 핵융합 시장 전체에는 115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몰려 있지만, 아직 상업적 성공 사례는 없는 상황입니다.
새 수익원 찾기와 불안한 경영 환경
TMTG는 수익 다각화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을 활용한 새 서비스도 내놓았습니다. 대통령의 공개 발언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 '트루스 API'를 출시해, 고빈도매매 업체 등 약 10개 그룹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월 이용료는 6만에서 1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는데요.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발언의 속도를 돈으로 판매하는 흥미로운 시도입니다.
하지만 회사의 전반적인 건전성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입니다. 올해 주가는 약 30% 하락했고, 데빈 누네스 CEO가 물러나는 등 경영 불안정성도 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탁은 지분 40%가 넘는 1억 1,500만 주를 보유하고 있어 정치적 리스크와도 직결됩니다. 암호화폐 실패를 딛고 핵융합이라는 새로운 도박에 나선 TMTG의 미래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