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 핵협정에 이스라엘 수교 조건…NYT "한국엔 이중잣대"

한동연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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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24일 오후 6:47

발행: 2026년 7월 24일 오전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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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자력 협정 승인 조건으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요구해 중동 외교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이 협정에 잠재적 우라늄 농축 권한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뉴욕타임스는 원전 경험이 풍부한 한국은 외면하면서 사우디에 특혜를 준 미국의 이중잣대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농축 관련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어, 이번 사태가 한미 동맹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우디 핵협정에 씌운 이스라엘 수교 조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민간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면서 중동 외교판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승인의 전제조건으로 사우디의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 가입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는데요.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수교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정이 무산될 것임을 분명히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을 뒷받침했습니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중동 평화를 위한 역사적 도약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관계 정상화의 선결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조건이 쉽게 충족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사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가자지구 전쟁 이후 국내 여론이 극도로 적대적으로 변해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원전 없는 사우디에 농축 권한, 한국은 외면?

이번 협정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미국이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의 잠재적 권한까지 열어줬다는 점에서 핵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물질 농축이 없을 것이라고 직접 해명에 나섰으나,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미국 당국자들의 설명을 인용해 2년간 공동 연구 후 사우디 영토 내 농축이 허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이번 협정이 한국에 대한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는데요. NPT를 준수하고 26기의 원자로 가동 경험을 보유한 한국이 오랜 기간 우라늄 농축 권리를 요구해도 미국이 외면해온 반면, 원전조차 없는 사우디에 잠재적 농축 권한을 부여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민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대한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낸 상태라, 이번 사우디 사례에 씁쓸한 반응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이 핵 개발을 추진할 경우 자국도 핵 보유를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사우디의 핵 의도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반면 한국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해왔다는 점에서 대조가 뚜렷합니다.

한미 동맹 균열과 중동 핵 경쟁의 먹구름

이번 협정이 가져올 파장은 한반도를 넘어 중동 전체의 안보 지형까지 흔들 수 있습니다. 미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엄격한 사찰 대신 자국 주도의 민감한 사찰 방식을 채택한 점도 핵 비확산 체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UAE 등과의 기존 협정과 다른 이번 방식은 사우디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통제 아래 민감한 핵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터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워싱턴이 서울의 요구를 계속 무시할 경우 70년 된 한미 동맹에 깊은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원자력 연료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평화적 목적의 농축과 재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는데, 사우디의 사례가 한국 내에서 동맹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번 협정은 미 의회의 90일간 비준 절차를 거쳐야 최종 확정됩니다.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비준 자체는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브라함 협정 가입이라는 정치적 조건이 사우디를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우디의 선택과 미국의 이중잣대 논란이 어디까지 번질지, 중동과 한반도를 동시에 둘러싼 핵 외교의 판세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