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시간 중 벌어진 소란과 경찰 출동
지난해 6월, 금요일 낮 시간대에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 3명과 함께 일하던 행정관 1명이 제주시내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습니다. 이후 이들은 자리를 옮겨 노래방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술 판매가 금지된 노래방에서 강한 술 냄새가 나자, 업주가 퇴실을 요구했습니다. 부장판사 일행은 이를 거부하며 실랑이를 벌였고, 결국 업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은 경찰 출동 이후에도 다른 노래방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당시 이들의 모임은 해외 전출을 앞둔 행정관의 송별회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정 부장판사를 향한 추가 의혹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욱 큰 비판을 받는 부장판사가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6월, 형사 항소심 재판부와 국선변호인 회식 자리를 명목으로 현직 변호사들에게 회식비 대납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에 진정서가 제출되어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또한, 그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진보 단체 활동가 사건에서 법정 구속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도 절차상 문제를 일으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 배석 판사들과의 합의 없이 첫 공판에서 곧바로 법정 구속을 결정했으며, 선고 전 방청객과 피고인에게 강압적인 경고를 하여 피고인 측에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법관의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되기도 했습니다.
법원의 '솜방망이 징계' 논란
제주지방법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법관의 성실 의무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 감사위원회는 해당 부장판사 3명에게 '품위유지 위반'으로 경고 처분을 권고했으며, 제주지방법원장은 현재 제주에 근무 중인 부장판사 2명에게 '엄중 주의 촉구'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흥권 제주지방법원장은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신뢰받는 법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일반 공무원이라면 최소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을 사안인데, 법관이라는 신분 때문에 징계 수위가 낮아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직 판사들과 경찰 관계자들은 이러한 '솜방망이 징계'가 다른 판사들에게 자괴감을 주고, 법원 전체의 기강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국회 국정감사, 진상 규명 요구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법관의 윤리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다음 달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해당 부장판사 관련 의혹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변호사 회식비 요구 의혹과 위법 재판 논란이 제기된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채택하여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에서도 해당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사태의 전말이 어떻게 밝혀질지 주목됩니다. 이번 사건은 법관의 윤리 의식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