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쓴 금값·비트코인…'탈달러' 시대 본격화되나?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4천 달러를 돌파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1억 8천만 원을 넘어서는 등, 전통적 안전 자산과 디지털 자산이 동시에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금 100만 원, 코인 2억 원 시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게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자산들의 급등은 '탈달러' 현상이 글로벌 자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금값 상승 이끈 다층적 배경: 경제 불확실성과 달러 약세
최근 금값 급등의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예상치 못한 물가 및 금리 변동 가능성,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웠습니다. 이러한 거시 경제적 불안은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더불어 달러 가치 하락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과거 안전 자산으로 여겨졌던 달러의 위상이 약화되고 미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달러인덱스는 작년 말 108.5에서 최근 98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이는 국제 금융 시장에서 달러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 대신 금과 같은 대체 자산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배경입니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요 역시 금의 매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실물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금이 주목받고 있죠. 실질금리 하락 기대감이 채권의 매력을 감소시키자, 무이자 자산인 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현상입니다.
비트코인, '디지털 금'을 넘어선 투자 매력
비트코인 또한 이러한 '탈달러' 흐름 속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달러 약세와 더불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 등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김치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가격 상승이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을 넘어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억만장자'의 경고와 '화폐 가치 하락 대비' 투자
이러한 금과 비트코인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에 대해 '억만장자'로 알려진 켄 그리핀 시타델 CEO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는 투자자들이 금을 과거 달러와 같은 '안전 자산'으로 여기는 것에 대해 경계하며, 이는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setment trade)'의 일환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리핀 CEO는 현재 미국 경제가 일시적인 과잉 부양 상태에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자산 시장의 급등세 이면에 숨겨진 잠재적 위험을 시사하는 것이죠.
엇갈리는 전망 속, 전문가들의 신중론
금값과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승 피로감과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금값은 작년에만 24%, 올해 53%나 급등하며 이미 상당한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극히 일부만 귀금속으로 전환해도 금값이 온스당 5천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며, 2026년에는 49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금 매입 수요 또한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값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했기에 장기적인 상승 후에는 큰 폭의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완화로 인해 금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사례도 이러한 조정론에 힘을 싣고 있는 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자산 급등세는 글로벌 경제 질서의 변화와 투자자들의 인식 전환을 반영하고 있지만, 높은 가격 수준에서 추가 상승과 급락 가능성이 공존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