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이정현 수원고검장을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임명하고, 그에게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겼습니다.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자리가 모두 공석인 가운데 검찰 수뇌부 공백을 메우는 인사인데요. 오는 2월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조직의 정상 운영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읽힙니다.
공백을 메운 '원 포인트' 인사
구자현 전 대검 차장검사는 지난 7월 국회에서 검사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하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했고, 약 2개월 만에 사직했습니다. 이후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대행의 대행' 역할을 수행해 왔는데요. 검찰총장이 장기 공석인 데다 법무부 장관마저 비어 있어 총장 임명 경로가 차단된 상황에서, 차장검사를 통한 직무대행 외에 대안이 없던 실정이었습니다. 이번 인사는 그래서 여러 후보를 거치지 않는 '원 포인트' 발령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갈등을 빚은 이력
이 차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8년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임관했습니다. 2018년 광주지검 부장검사로 재직할 때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5·18 민주화운동 관련 혐의로 기소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주목되는 건 문재인 정부 시절 행보입니다. 2020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연루된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지휘했고, 이 과정에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2022년 5월에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가, 현 정부에서 수원고검장으로 복귀한 경력이 있습니다.
공소청 출범 전 안정화 과제
이 차장은 지난 4월 국회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와 관련해 '깊이 반성하고 송구스럽다'며 사죄한 바 있는데요. 검찰 개편을 둘러싼 여야 시각이 팽팽한 상황에서 그의 이력은 진영마다 다르게 읽힐 수 있습니다.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 내부 연속성과 신뢰 회복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부담이 그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