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짜리 '산소호흡기'
지난 8월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로 인해 두 기업은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때마다 건별 허가를 받아야 했고, 이는 큰 불확실성을 초래할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12월 30일, 미국 정부는 이들 기업에 대해 1년 단위의 일괄 허가를 내렸습니다. 이로써 삼성과 SK는 내년 한 해 동안 중국 공장 운영에 필요한 장비를 비교적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1년짜리 산소호흡기’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밀당, 한국의 고민
VEU 지위 박탈의 배경에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D램의 38%, 낸드플래시의 25%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낸드의 약 40%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들 공장의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도 완전한 차단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기지 확충을 위해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요구해 왔습니다. 이번 허가는 그러한 밀당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으로의 전망
이번 조치로 삼성과 SK는 당장의 생산 차질 위기는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허가 기간이 1년으로 제한되어 있어 내년 말이 되면 다시 미국 정부의 결정을 기다려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외 지역으로의 생산 거점 다변화와 미국 내 투자 확대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허가가 두 기업에 긍정적이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지속적인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