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 재개했지만 빠져나간 자금
바이낸스가 8조 원대 해킹 사고 이후 사흘 만에 출금을 재개했는데요. 재개 직후 9시간 반 동안 순유출은 36억4000만 달러, 이후 집계에서는 49억 달러까지 늘었습니다. 한국 돈으로 약 6조5800억 원 규모입니다. 전체 운용자산의 2.1%에서 2.9% 수준이지만, 이용자 불안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사고는 지난달 29일 발생했습니다. 63억 달러, 약 8조4000억 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무단 인출됐고 바이낸스는 출금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리처드 텅 공동 최고경영자는 손실을 이용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회사는 자체 자금과 보험 기금 등을 통해 탈취액의 약 95%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제는 자금이 돌아오는 속도보다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 속도가 더디다는 점입니다.
북한 해커의 2차 세탁
미국 연방수사국은 배후로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지목했습니다. 해커들은 이제 탈취 자금의 2차 세탁에 들어갔습니다. 솔라나 토큰 97만522개, 약 1290억 원어치를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있는데요. 1000개 이상 지갑에 3000회 넘는 송금을 반복해 추적을 흔드는 방식입니다.
동결이 어려운 비트코인으로 옮겨 현금화 가능성을 높이려는 겁니다. 탈취된 비트코인은 1만8270개로 테슬라 보유량보다 많고, 북한 연간 상품 수출액의 3배를 넘습니다. 북한 해커들은 지난 한 해에만 약 20억 달러를 빼내 전 세계 가상자산 해킹 피해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2차 세탁 뒤에는 자금을 잘게 쪼개 실물 화폐로 바꾸는 3단계가 예상됩니다.
국내 금융권도 긴장
금융위원회는 2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긴급 소집해 보안 점검 회의를 열었습니다. 콜드월렛 비중을 높이고 입출금을 상시 점검하며, 추가 대응 인력과 준비금 확보, 신속 보고를 당부했습니다. 한국은행도 18개 은행과 13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시장 진출 현황과 해킹 사고의 파급 영향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래에셋 계열사에 해킹 시도가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긴장감은 더 커졌습니다. 금융보안원은 취약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를 권고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거래소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금융권 전체의 보안과 유동성 관리 과제로 번진 셈입니다. 탈취 자금의 현금화를 막고 이용자 신뢰를 되살릴 수 있을지가 당분간 시장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