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광풍에 가계대출 한 달 만에 9조 원 폭증
반도체 경기 호황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가 크게 들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끌어다 쓰며 이른바 '빚투'에 나섰는데요.
지난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 3천억 원이나 늘며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증가폭이 줄어든 4조 원에 그쳤지만,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이 5조 3천억 원 급증하며 2021년 7월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습니다.
은행권 줄줄이 대출 제한…실수요자 발만 동동
이에 금융위원회는 관리 목표를 미준수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매주 점검회의를 여는 등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했습니다. 은행권은 고액 연봉자의 신용대출 한도를 1억 원으로 제한하고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상환을 유도하는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하나은행은 연소득과 관계없이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 원으로 깎았고, 우리은행은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대출 비교 플랫폼 접수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이처럼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일제히 높이면서 전세자금이나 결혼 비용 등 실제 생활자금이 필요한 직장인들은 자금줄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시중은행들은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 한도를 5천만 원으로 일괄 제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입니다.
규제의 이면…제2금융권으로 쏠리는 대출
문제는 은행권 규제가 오히려 대출 수요를 제2금융권으로 밀어내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5월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 3천억 원이나 급증했는데, 이는 은행권보다 완화된 DSR 규제 탓에 동일 소득에서도 더 높은 한도가 책정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험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요. 다만 제2금융권의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높아 빚투로 부채가 늘어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일부 저축은행의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는 연 6.78%에서 19.99%에 달하는 등 상환 부담이 상당합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중저신용자 중심의 연체율 상승과 부실 확대 우려가 함께 커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