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국에 보낸 계엄 정당화 메시지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미국과 영국, 일본, 유럽연합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의 정당성을 알리는 메시지를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가 핵심인데요.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공무원들에게 법적 의무 없는 업무를 강요했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신원식 전 실장에게는 여기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추가로 붙었습니다.
당시 전달된 메시지에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내세우며 계엄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이를 통해 국제적 지지를 얻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기소로 윤 전 대통령이 받게 되는 재판은 총 8개로 늘어났습니다.
김태효 전 차장 사건과 병합 심리 요청
이번 기소는 이미 구속기소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사건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신 전 실장의 재판을 김 전 차장의 재판과 병합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인데요. 세 사람의 범행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다른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이번 사건에서는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했습니다. 신 전 실장 역시 김 전 차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담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돼 불구속 처리되었습니다. 특검팀은 이런 방식으로 비상계엄 관련 주요 인물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특검 간 법리 해석 대립도 심화
이번 기소를 두고 종합특검과 내란특검 간의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습니다. 종합특검은 내란특검이 무혐의 처분했던 김종욱 전 해경청장 등을 내란 가담 혐의로 추가 기소하며 기존 판단을 뒤집었는데요. 이에 내란특검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특검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반면 종합특검은 해당 조문이 강행 규정이 아닌 선언적 규정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 팀은 내란 행위의 종료 시점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습니다. 내란특검은 계엄 해제가 공표된 12월 4일을 종료 시점으로 보는 반면, 종합특검은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2월 14일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해석 차이는 내란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둘러싼 깊은 법적 쟁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두 특검의 신경전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신분 문제나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이첩 등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과정이 어느덧 특검들 간의 법리 다툼으로 번지고 있는 셈인데요. 앞으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