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대 해킹, 드러난 배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3억 달러, 우리 돈 8조원대 가상자산이 빠져나간 사건이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FBI는 배후로 북한 정예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공식 지목했는데요. 북한을 해킹 배후로 공식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해커들은 엔지니어 노트북과 거래 승인 시스템 허점을 노려 10개 블록체인 지갑에서 약 20분 만에 자산을 빼돌렸습니다. 탈취 규모는 단일 가상자산 해킹 사상 최대 수준으로 기록됐습니다. 탈취된 비트코인은 1만8270개로 테슬라와 엘살바도르 보유량을 웃돌았고, 전문가들은 제재로 막힌 외화를 해킹으로 메워 무기 개발에 투자하려는 의도로 보면서도 이번 사건이 운신 폭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자금 세탁의 흔적
FBI는 탈취 자산이 주로 이더리움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탈중앙화금융과 즉시 교환 서비스를 거쳐 추가 세탁이 이뤄지는 정황도 포착됐죠. 테더는 트론 블록체인에서 탈취된 6억2800만 달러 중 3억7870만 달러를 동결했습니다. 그런데 해커들은 이틀 동안 2억4200만 달러를 여러 교환 서비스로 옮겼고, 이 과정에서 수수료와 가격 변동 등으로 약 2200만 달러, 우리 돈 3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자금을 쪼개 옮기는 속도는 빨랐지만, 현금화 비용도 만만치 않았던 셈입니다. FBI가 공개한 지갑 목록에 트론 주소가 빠진 점도 주목됩니다. 주요 트론 지갑에서는 31시간 동안 매시간 자금이 이동했고, 거래 간격은 46분을 넘지 않았습니다.
국내 거래소 비상
국내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은 바이낸스 출금 유의를 당부했고, 금융위는 이들 거래소와 커스터디 업체를 긴급 소집해 보안 점검 회의를 열었는데요. 이용자 자산의 콜드월렛 보관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는지, 사고 보상용 보험과 준비금은 충분한지, 24시간 보안관제를 어떻게 운영할지 논의했습니다. 현행법은 이용자 가상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하도록 하지만 실제 비중은 업비트 99%대, 빗썸 94%대, 코인원 85% 등 거래소별 차이가 큽니다. 바이낸스는 도난 자산의 95%를 복구했다고 주장하며 출금을 단계적으로 재개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빗썸 개인정보 유출과 프라뱅 핫월렛 피해도 이어졌습니다. 금융위는 추가 보안 점검 회의를 예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