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700원에도 여전한 불만
2027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700원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지난해 10,320원보다 380원 오른 금액인데요, 인상률은 3.7%로 4년 만에 3%대를 회복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경영계는 소상공인의 부담 가중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고, 노동계는 물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사실상 동결이라고 맞섰습니다. 이번 인상률이 한국은행과 KDI가 전망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웃돌긴 했지만, 어느 쪽에도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최저임금은 현재 총 27개 법령과 43개 제도에 연동되어 있어서, 단순 시급 상승 이상의 파급력을 가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영업자와 청년, 교차하는 어려움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는 외식 물가에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서울의 자장면은 7,600원대, 김치찌개 백반은 8,600원대로 올랐고 삼계탕은 2만 원에 육박한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입니다. 음식업 폐업률은 15.14%에 달하고, 폐업 점포의 평균 부채는 8,531만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원재료비와 임대료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오르자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반면 청년 취업 시장은 얼어붙어 있습니다. 서울의 한 치킨집 아르바이트 공고에 전문직 준비생을 포함한 80명이 몰렸고, 과잉 학력자 비중은 2021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이 결국 자영업자와 노동자라는 같은 '을'의 대립으로 번지고 있는 셈입니다.
단일 기준의 한계를 넘어서려면
이런 상황에서도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급을 제시하는 사업장이 구인난을 겪는 모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업종과 근로 환경의 다양성을 무시한 채 단일 기준을 적용하는 제도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스위스는 농업과 화훼업 등에 업종별 차등을 적용하고 있고, 일본은 지역 및 산업별로 별도 기준을 운영합니다. 벨기에는 건강지수에 따라 수시로 조정하고, 프랑스는 물가와 임금 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자동으로 조정합니다. 단일 처방으로는 각기 다른 현장의 근로 조건을 커버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업종별 구분이나 객관적 지표에 따른 자동 조정, 결정 주기 변경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된 만큼, 보다 정교한 임금 체계를 설계하는 논의가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