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이 AI로 만든 온라인 사찰, 사흘 만에 60만 명 몰린 이유

한경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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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전 수정 · 2026년 11월 2일 오후 2:55

발행: 2026년 10월 31일 오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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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출신 취업준비생이 생성형 AI로 만든 온라인 사찰 산사가 사흘 만에 60만 명, 일주일 안에 누적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채팅 없는 조용한 체험과 낮은 진입 장벽이 인기를 끌었고, 온라인 성당과 사우나 등 유사 공간도 확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힐링 수요와 메타버스 가능성을 보면서도 일시적 유행과 데이터 수익화의 윤리적 우려를 함께 짚습니다.

방구석 사찰에 몰린 100만 명

지난달 26일 공개된 온라인 사찰 '산사'가 사흘 만에 60만 명,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에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영문과를 졸업한 26살 취업준비생 박진원 씨가 만든 이 공간은 숲속 법당에서 동자승 아바타로 합장하고 절을 올리며 목탁을 두드리고 염주를 굴리는 체험을 제공합니다. 채팅 기능이 없어 말없이 머무를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탔고, 방석은 20개에서 1만 개까지 늘었지만 접속이 몰리는 시간에는 여전히 만석입니다.

문과생의 바이브 코딩

박 씨는 생성형 AI에 원하는 기능을 말로 설명해 구현하는 바이브 코딩으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절에 가고 싶어도 시간과 기운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출발점이었는데요. 출시 하루 만에 서버가 과부하되자 동시 접속 인원을 20명에서 1만 명으로 늘렸고, 100명씩 입장하는 청연당 100개를 마련했습니다. 대만에서 밤사이 5만 명이 다녀가는 등 해외 접속도 이어졌고, 운영비 부담에 QR코드 공양미 후원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이용자들은 고요한 분위기와 익명성, 부담 없는 종교 체험을 장점으로 꼽습니다. 불교 신자가 아닌 이용자와 개신교, 천주교 신자까지 편안함을 느꼈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힐링 공간인가, 메타버스의 재발견인가

산사의 인기를 타고 온라인 성당과 교회, 사우나와 온천, 야영장, 비행기, 탄광 같은 가상 공간도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별도 앱 없이 웹으로 접속하는 낮은 진입 장벽과 정서적 안정감을 인기 요인으로 봅니다. 특히 불확실성에 지친 청년들에게 불교가 고통을 인정하고 맹목적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 점이 호응을 얻는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일시적 호기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접속 데이터를 활용한 수익화가 종교적 공간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속 가능성은 결국 윤리적 가치와 신뢰를 지키는 데 달려 있다는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