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공백 메우는 핀테크
정부의 잇단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 대출이 줄어들면서 핀테크 업체들이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고금리·고위험 상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높은 대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죠. 핀다는 대부업 비교 서비스를 도입했고, 네이버페이는 후순위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시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위축되면서 핀테크 플랫폼들의 주요 수익원인 대출 비교 서비스가 영향을 받은 데서 비롯됐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대출 비교 서비스 실행 금액과 거래액이 감소하는 등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대출 수요를 잡기 위한 전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부업 시장으로 눈돌린 이유
핀테크 업체들이 대부업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핀다가 대출 비교 플랫폼에 대부업을 추가한 직후, 대출 약정액이 116% 급증했고 건수도 96%나 늘었습니다. 이렇게 빠른 성장세는 기존 금융사들이 채우지 못하는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금융당국 인증을 받은 대부업체 14곳의 상품을 중개하면서 주로 중·저신용자들에게 연 15~20%대 금리의 대출 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이버페이의 후순위담보대출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받은 사람이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이 상품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전체 대출 비교 시장이 얼어붙었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고금리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규제의 역설과 한계
정부의 6·27 대책, 9·7 대책, 10·15 대책 등 연이은 가계대출 규제는 신규 차입자에게는 강력한 제약으로 작용하지만, 기존 차입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약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비대칭적인 규제 구조가 오히려 '영끌'을 부추기고, 규제 강화 전에 매수하려는 '패닉바잉'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과거에도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는 시장의 일시적인 주춤 이후 오히려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는 패턴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주택 공급의 경직성과 함께 이러한 규제의 한계가 반복되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의 규제 체계가 신규 수요는 억제하지만, 이미 형성된 대출과 주택 보유 상황에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새로운 대안 모색 필요
전문가들은 신규 차입자에 대한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기존 차입자와 금융기관도 함께 고통을 분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부동산 보유세 강화는 조세 저항과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고,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자본 규제를 통한 은행의 가계·부동산 대출 위험가중치 상향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은행의 완충자본 적립을 요구함으로써 대출금리 인상을 유도하고, 전체 대출 규모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금융 시스템의 충격 흡수 능력을 높이고 생산적 금융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핀테크 업체들의 고금리 시장 진출이 단순한 사업 전략을 넘어, 현재의 금융 규제 체계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