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향한 당부, 삭제로 번진 논란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 기자회견에서 지지층을 향해 혐오와 비아냥, 감정적 비난을 버리고 사실과 애정에 기반한 합리적 비판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지자들의 거친 표현이 오히려 개혁의 명분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이어진 9월 19일 밤, 대통령은 X에 '대통령의 친구'라는 글을 올리며 지지자의 게시물을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대표 등을 겨냥한 '문조털래유' 같은 멸칭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대통령은 글을 삭제하고 작성자의 과거 표현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지만, 인용의 책임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졌습니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거친 태도가 우군을 줄이고 적을 늘린다며, 과거 '손가혁' 모임 해산 사례를 상기시켰습니다. 지지자들에게는 자신을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여권 안팎에서 나온 쓴소리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9월 20일 SNS에서 멸칭 정치와 갈라치기 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최근까지 동지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를 할퀴는 행태가 이어져 민주개혁 진영의 통합이 훼손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친문, 친노, 친김대중,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는 표현을 인용하며 참여정치 문화를 회복하자고도 했습니다.
유시민 작가는 같은 날 유튜브 방송 '탁현민의 더뷰티플'에서 멸칭을 쓰는 지지층을 신발 속 돌멩이에 비유했습니다. 그는 이 돌들이 대통령을 고통스럽게 하고 정치적으로 고립시켜 왔다며, 지금이라도 신발을 털고 돌을 빼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찰개혁을 국민이 신겨준 불편한 신발에 빗대면서도, 원치 않는 신발이라도 끝까지 신고 가야 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반대편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대통령이 '문조털래유' 논란에 구애하는 모습을 두고 눈물겹다며, 그 시간에 민생을 더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통합과 개혁 사이, 남은 과제
이번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그리고 여권 내부 갈등을 어디까지 봉합할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대통령은 혐오 표현을 자제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지지층의 결속을 완전히 떼어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국 원장과 유시민 작가의 발언 역시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라기보다, 진영 내부의 언어 폭력이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경고에 가깝습니다.
사실 여권 안팎의 요구는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합니다. 한쪽은 멸칭과 갈라치기를 멈추고 통합의 언어를 회복하라고 하고, 다른 쪽은 민생과 개혁 성과로 승부하라고 요구합니다. 결국 관건은 혐오 표현을 줄이면서도 개혁 동력과 지지층 결속을 어떻게 함께 유지하느냐에 있습니다.
대통령의 삭제와 해명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그리고 여권 내부의 멸칭 문화가 실제로 바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