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터진 반발
초광역특구법, 이른바 메가특구법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지난 10월 23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철회를 요구했는데요.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진보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도 같은 날 지역에서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노동계가 문제 삼는 건 법안에 담긴 각종 노동특례 조항입니다.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예외,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4년 확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6개월 확대, 외국인투자기업 유급휴일 면제 등이 대표적입니다. 류 사무총장은 "노동특례를 넣은 법안과 뺀 법안을 함께 발의하면 사회적 대화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두 가지 버전으로 발의된 법안
사실 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0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발의했습니다. 노동특례를 포함한 박상혁 의원안과 이를 배제한 최기상 의원안이 동시에 제출된 겁니다. 하나는 주 52시간제 예외를 담고, 다른 하나는 재정·세제 지원과 규제 특례만 담은 구성입니다.
이 같은 '양다리 발의'를 두고 범여권 안팎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완전히 상반된 두 법안을 동시에 발의하는 무책임한 입법"이라며 "반도체·AI·첨단 R&D는 하루하루가 생사를 가르는 골든타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대로 정부와 산업계는 다른 입장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회 종합감사에서 "노동 관련 예외 조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반도체와 AI 연구는 주 단위로 진행되지 않으며, 결정적인 순간엔 몇 주간의 집중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남은 쟁점과 전망
핵심 쟁점은 결국 '몰입할 권리'와 '건강권 보호' 사이의 균형입니다. 한 포럼에서는 미국·일본·EU의 유연근무 제도를 참고해 상위 3% R&D 종사자에게 근로시간을 스스로 설계하도록 하되, 연간 최소 휴일과 정기 건강검진 등 보호 장치를 법에 명확히 두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노사정과의 폭넓은 의견 수렴 후 병합심사를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도 실무협의체를 거쳐 28일 6차 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다만 김 장관이 정기국회 내 통과 의지를 거듭 밝힌 만큼, 노동계와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