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는커녕 벌금형까지
2023년 6월, 세종시의 한 유치원에서 6살 아이가 친구와 다툰 뒤 교실 문을 막고 식사를 거부하며 양팔을 휘두르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당시 30대 담임교사는 이 아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팔을 강하게 잡아 멍이 들게 했는데요. 이 사건으로 해당 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행위가 정당한 훈육으로 보기 어렵다며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교사는 항소했고, 결국 대전지법에서 상황이 뒤집혔습니다.
교육 현장의 재량은 어디까지
대전지법 제4형사부는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교육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해 교사가 상당한 정도의 재량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요. 재량 범위 안에서 범죄 구성요건인 고의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당시 교사는 다른 원아들의 안전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신체를 제지한 것이며 학대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고, 이 점이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별도로 제기된 볼에 멍이 든 혐의에 대해서도 1심과 2심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무죄 뒤에 남은 과제
이번 판결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세종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교육계는 이번 판결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공포로 위축되었던 교권을 되살린 상식적인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당한 생활지도가 무죄임을 확인받기까지 교사가 3년간 감내한 고통은 온전히 회복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교조와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은 아동복지법의 기계적 적용을 지양하고, 교육활동과 아동학대를 구분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이 이루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