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조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821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한 데 이어 별도 기금까지 만들면서 재정 부담 논쟁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기금의 취지와 별개로, 곳곳에서 제기되는 우려가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청년들이 본 나랏빚의 무게
국회 예산정책처는 기금 재원으로 활용되는 추가세수가 2028년 약 57조3000억원 발생한 뒤 2029년부터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세수입 추세치를 웃도는 부분을 재원으로 삼는 구조인데, 이후에는 세입 전망이 추세치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돼 재원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국가채무 전망도 부담입니다. 올해 1413조8000억원에서 2030년 1734조1000억원으로 22.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금 가운데 경직성 예산이 절반가량을 차지해 채무 증가세를 더 밀어붙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청년층의 반응은 특히 따갑습니다. 한 취업준비생은 100조원이 넘는 돈을 기금에 쌓아두고 국채를 발행하는 모습을 통장에 돈을 넣어두고 대출을 받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세금 자체가 미래를 위한 재원인데 별도 기금이 필요하냐는 지적도 SNS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지방 재정
지방의 몫이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위원장은 2027년 국세수입이 올해 추가경정예산 대비 40.7% 늘어나는 반면 보통교부세 증가율은 2%에 그친다고 짚었습니다. 기금 몫을 먼저 떼어내면서 29조6000억원 규모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설명입니다.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지역계정 15조3000억원도 여유자금과 중복 사업이 섞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박이 나옵니다. 상당수 사업의 내용과 지원 조건을 중앙정부가 정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현장의 체감도 다르지 않습니다. 광주 지역 학교급식비 160여억원이 지급되지 못한 사례는 지방재정 위기가 주민 생활로 번지는 단적인 예로 거론됩니다. 여기에 여당 내에서도 기금 규모와 방식을 둘러싼 계파 갈등 조짐이 감지되면서 연말 예산 국회는 진통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명분과 지금의 재정 건전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이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