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병원이 외면한 산모
2026년 10월 1일 새벽 2시 7분, 경기 안성 보개면에서 35주 임신 중이던 30대 산모가 양수가 터져 119에 신고했습니다. 구급대는 조기 양막 파수로 인한 조산과 태아 감염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즉시 입원이 필요하다고 안내했죠.
하지만 소방당국이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포함해 경기 20곳, 서울 1곳, 충청 3곳, 전라 1곳 등 25개 병원에 수용을 문의했지만 모두 받아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분만과 신생아 집중치료를 동시에 감당할 의료진과 병상이 그 순간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헬기로 150km, 3시간 9분
결국 소방청은 새벽 3시 30분 전주 예수병원에 지원을 요청했고, 병원이 수용을 결정하면서 이송이 시작됐습니다. 4시 16분 소방헬기에 인계된 산모는 5시 16분 전주에 도착했는데요. 안성에서 전주까지 약 150km를 날아간 겁니다. 신고부터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3시간 9분이었습니다.
전주 예수병원은 수술실과 신생아 집중치료 시설을 미리 준비해 두고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가 협진해 응급 제왕절개를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산모와 아기는 모두 건강하게 회복했습니다.
드러난 의료 공백
이번 사건은 고위험 산모가 갈 수 있는 병원과 받아줄 수 있는 병원 사이의 격차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경기도는 출산기관이 줄고 있고, 신생아 집중치료실 운영 병상도 허가 병상의 65%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2025년 출생아 수가 77,70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인데도 이런 상황인 겁니다.
정부는 입원환자 1인당 하루 20만 원, 최대 7일을 보상하는 정책을 내놓고 고위험 산모 전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상기 예수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수용 병원을 찾지 못해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했던 산모와 가족의 공포와 불안에 공감한다고 전했습니다. 권역별로 병상과 의료진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