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독주에 가려진 중소형주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었습니다. 두 종목은 코스피 상승분의 78.3%를 차지했는데요. 메모리 가격 급등에 힘입어 순이익이 각각 570%, 410%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대만 TSMC가 38.9%, 미국 매그니피센트7이 13.4%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쏠림이 유독 두드러진 셈입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조짐입니다. 그로쓰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업황이 가격 중심에서 물량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대형주에 몰렸던 수급이 중소형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가격에서 물량으로 넘어가는 국면
1분기 D램 계약가격은 전분기 대비 9398% 급등했지만, 3분기에는 1318%로 둔화될 전망입니다. AI 수요 확대와 함께 3~5년간 공급물량과 가격을 확정하는 장기공급계약(LTA)이 늘어난 점도 가격 상승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입니다. 가격이 아니라 물량이 이익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바뀌면 대형주의 성장 프리미엄도 정상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상반기 코스닥 기업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2.2% 증가했습니다. 과거 2020년 BBIG 급등 이후 2021년 코스피 대형주가 1% 하락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9%, 15% 상승한 사례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2000년 닷컴 정점 이후 10년간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연평균 4.0%포인트 높은 수익을 냈습니다.
실적 대비 소외된 종목들
보고서는 이익 성장과 저평가, 수급 소외를 기준으로 대주전자재료, 선진, 메가스터디교육을 주목할 종목으로 제시했습니다. 대주전자재료는 은 페이스트 공급 확대와 실리콘 음극재 성장이 기대되며, 2026년 매출이 전년 대비 53% 늘어난 3900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선진은 보유 현금 2738억 원이 시가총액 2433억 원을 웃돌아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로 꼽힙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주당 배당금 3300원, 예상 배당수익률 9.4%로 고배당 매력을 보여줍니다.
한용희 연구원은 메모리 이익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이익 성장 격차가 줄어드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급 쏠림으로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중소형주 가운데 실적과 저평가 요인을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