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고배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뜨거웠던 AI 반도체 주가가 최근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고점에서 매수한 '상투'를 잡은 모양새입니다. 대신증권 HTS 분석 결과를 보면 SK하이닉스 개인 투자자의 약 20%, 삼성전자 개인 투자자의 15%가 현재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연초부터 SK하이닉스가 198%, 삼성전자가 86% 넘게 급등할 때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개미들이 최근 'AI 버블론' 논란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겁니다.
흥미로운 건 주가 상승폭에 비해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삼성전자 28%, SK하이닉스 18%에 그쳤다는 점입니다. 이는 고점에서 대거 매수한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면서 전체 평균을 끌어내린 결과로 해석됩니다.
증권사들은 왜 낙관하는가
반면 증권사들의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입니다. 하나증권은 "미국 정부의 AI, 반도체, 바이오 분야에 대한 기하급수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중장기 호황 사이클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산업 육성 정책이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빅테크 호황 사이클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신한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74만원대, 삼성전자는 13만원대로 제시하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키움증권은 더 과감하게 삼성전자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았습니다. 이런 낙관론의 배경에는 AI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슈퍼 사이클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조정기 투자 전략은
최근 코스피가 고점 대비 약 9% 조정받은 상황에서 하나증권은 특별한 투자 전략을 제시합니다. 과도한 주가 조정을 받은 우량주와 고배당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합니다. 분석에 따르면 시장 조정기에는 주가 낙폭이 큰 종목, 공매도 상위 종목, 목표주가 괴리율이 높은 종목들이 오히려 좋은 성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현대로템, 삼성E&A, 미래에셋증권, HD현대중공업 등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됐음에도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들을 꼽습니다. 한국금융지주, POSCO홀딩스, 기아 등 고배당 종목도 시장 변동성이 클 때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다음 주자로 바이오 주목
한화투자증권은 반도체 다음 주도 업종으로 바이오를 주목합니다. 미국 빅파마의 M&A와 직접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이전 계약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빅파마의 수익률이 빅테크를 역전하기도 했고, 국내에서도 바이오가 반도체 대비 수익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습니다.
12월 이후 증시에 대한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SRE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수 상승보다 M&A와 크레딧 시장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SK온, CJ CGV 등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과 SK바이오의 IDT 바이오로지카 인수,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사업 인수 등 대규모 M&A가 투자 기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반도체 업종에도 우려 요인이 없는 건 아닙니다. D램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감소, 반도체 관세 부과, 중국 경기 둔화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AI 수요 확대가 이러한 우려를 상쇄하고 중장기적으로 호황 사이클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