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 원의 벽, 꺾인 개인의 매매 세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가 시행되면서 국내 증시의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7월 31일 기본예탁금이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상향되자 이른바 3000만 원의 벽이 형성되어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규제 시행 직후 해당 상품들의 거래대금은 73%나 급감하며 전체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과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종목 쏠림, 레버리지 상품 쏠림, 개인 수급 쏠림이라는 3중 쏠림 구조가 시장 변동성을 키웠는데, 이를 억제하려는 조치였습니다. 물론 단기 수요 억제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개인 빈자리 채운 기관, 주도권 교체
개인 투자자가 뒷걸음질 치면서 시장의 주도권은 기관으로 넘어갔습니다. 규제 이전 기관의 거래량 비중은 21%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40%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되었습니다. 기관은 순매도 3조 6000억 원에서 순매수 1조 원으로 돌아서며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스피의 장중 변동성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여전히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인 80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주가에 대한 글로벌 투기 자금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투자자 보호냐 과도한 규제냐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을 위해 추가 조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장 과열 시 배율을 일시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긴급조치권 도입을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는데요. 현행법상 배율 변경에는 수익자총회가 필요해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상품 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미국과 유럽처럼 위험 공시 중심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근본적인 변동성 완화를 위해서는 장기 기관 투자자 기반 확대와 변동성완화장치 재설계 등 구조적 개선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