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소방관 사망…15개월간 강요된 회식과 "오빠" 호칭, 조직적 은폐 드러나

동뉴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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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6일 오전 10:03

발행: 2026년 6월 24일 오후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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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소방서 20대 여성 소방교가 15개월간 24차례의 음주 회식과 사적 노무, 부적절한 호칭 강요 등 직장 내 갑질에 시달리다 사망한 사건의 진상이 국무조정실 조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사망 후에도 사건 왜곡과 2차 가해가 이어졌으며, 관련자 17명이 징계 요구되고 소방청은 조직문화 혁신 TF를 가동했습니다.

새벽 2시까지 이어진 술자리의 끝

광주 광산소방서에 근무하던 20대 여성 소방교가 지난해 10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 조사 결과, 이 소방관은 사망 전 15개월 동안 총 24차례의 음주 회식을 강요받았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일부 술자리는 노래방과 나이트클럽에서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이어졌고, 참석자들이 연이어 술을 마시는 이른바 '파도타기' 방식으로 폭탄주 원샷을 강요당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의 갑질은 더욱 심각했습니다. 남성 상사들 사이에 앉도록 자리를 지정받거나, 상사를 '오빠'라고 부르라는 부적절한 호칭 사용을 강요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회식 문화를 넘어선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과 인권 침해였습니다. 여기에 서장 퇴임식 준비나 경조사 상차림, 상사 차량 운전과 해외여행 선물 구매 등 사적 노무까지 지속적으로 떠맡겼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사망 뒤에도 이어진 조직의 은폐 시도

비극은 소방관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유가족이 감찰을 요구했지만 광산소방서는 갑질 혐의를 받는 부서장을 감찰 책임자로 임명하는 등 사실상 '셀프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특이사항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며 유가족의 요구를 묵살했습니다. 광주소방안전본부와 소방청 본청 역시 수개월간 대면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방치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망 원인을 왜곡한 조직적 2차 가해입니다. 광주소방본부는 면직 공문서에 죽음의 배경을 '남자친구와의 문제'로 기재했고, 권한 없이 고인의 심리상담 자료를 취득해 일부만 발췌하여 15개 유관 부서에 발송했습니다. 유가족은 이러한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며, 이미 퇴직한 관련자들까지 수사 의뢰되는 등 책임 추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소방청 전면 쇄신…과제는 남았습니다

이번 사건은 국무조정실 조사를 통해 17명의 직원 징계와 2명의 수사 의뢰로 이어졌습니다. 소방청은 전국 소방지휘관 긴급회의를 열고 '조직문화 혁신 TF'를 가동하며 조직 전반의 실태 점검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를 '용납될 수 없는 최악의 갑질'로 규정하고 전 부처의 조직문화 점검을 지시했습니다.

당연히 이번 조치만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사실 소방 조직의 폐쇄적인 문화와 서열 위주의 관행은 이번 사건에서만 드러난 문제가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ILO 제190호 협약을 도입해 일터 내 폭력과 괴롭힘을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소방관들이 국민을 구하는 일에 집중하려면 먼저 조직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