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으로 갈린 한반도의 여름
2026년 7월, 한반도는 폭우와 폭염이 동시에 찾아드는 이례적인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중부지방은 엿새째 쏟아지는 장맛비에 곳곳이 물에 잠긴 반면, 남부와 제주 지역은 폭염경보 속에 땅이 바짝 마르고 있는데요. 같은 나라 안에서도 상반된 재난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특히 제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사실상 장마가 종료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10년간 장마가 끝날 때와 비슷한 기압계 패턴이 나타났고, 내일 5mm 안팎의 비를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장마 후 폭염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올해 제주의 장마는 역대 3번째로 늦게 시작된 지각 장마였는데, 이렇게 빨리 마무리될 줄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중부는 폭우, 남부는 가뭄 위기
중부지방의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경기 안성에는 22일 하루 173mm의 폭우가 쏟아졌고,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에는 시간당 최대 5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예고되어 있습니다. 수도권 북부에는 내일까지 최고 12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반면 남부지방은 장마철임에도 비가 부족해 가뭄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경상권은 운문댐의 저수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져 심각 단계에 진입했는데요. 같은 장마철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중부는 홍수 걱정을, 남부는 물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셈입니다. 기온 차이도 극명해서 서울은 27도에 머무는 동안 포항은 37도까지 오르는 등 10도 가까운 온도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장마의 끝과 시작은 엇갈리고
기상청은 이런 상반된 날씨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부지방은 다음 주 초까지 장맛비가 그쳤다 내리기를 반복하며 비 피해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고, 남부지방은 내일 오후부터 소나기가 내리기는 하지만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남부지방은 주말쯤 다시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으면서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평년 장마 종료일인 7월 24일을 앞두고 남부의 장마가 본격적으로 재개될지, 아니면 제주처럼 조기 종료 수순을 밟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올여름 이례적인 기상 패턴은 앞으로도 각 지역의 철저한 대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