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파기 선언과 최고지도자의 경고
미국과 이란 간에 체결했던 종전 양해각서가 사실상 파기되었습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18일 성명에서 미국이 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은 더 이상 아무런 가치와 효력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란 외무부를 이끄는 카젬 가리바바디 차관도 미국이 이슬라마바드 MOU상 의무를 완전히 저버렸기 때문에 이란 역시 모든 의무 이행을 중단한다고 공식 선언했는데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란과 저항 전선이 미국에게 잊지 못할 교훈을 줄 것이라며 추가 군사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현재까지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그의 메시지는 이란 내부의 강경 대응 기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풀이됩니다.
호르무즈에서 홍해로 번지는 에너지 동맥 위기
미국의 공습은 7일에서 8일째 이어지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감시탑과 군수 기지, 나아가 철도와 교량 같은 민간 기반시설까지 범위를 넓혔습니다. 이에 맞서 이란은 걸프 주변국으로 보복의 화살을 돌렸는데요. 쿠웨이트의 발전 및 담수화 시설과 석유 시설이 타격받았고, 바레인과 요르단의 공군기지도 공격받았습니다. 특히 쿠웨이트 국제공항 운항이 일시 중단될 정도로 사태는 걸프 일대 전체로 확산되었습니다. 당연히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를 피해 동서 송유관과 홍해 얀부항으로 원유 수출을 우회하고 있었는데요. 문제는 홍해로 향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예멘 후티 반군과의 충돌 재점화로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를 비롯한 전문 기관들은 호르무즈와 홍해가 동시에 막힐 경우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걸프국의 피해와 확전의 딜레마
전투가 지속되면서 주변국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걸프협력회의(GCC)는 이란의 민간 기반시설 공격이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이자 명백한 전쟁범죄라며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반대로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군 주둔국들이 상응하는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란이 지상전까지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협상력 확보를 위한 단계적 압박 전략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사실 이번 위기는 지난 6월 체결된 MOU가 관리 주체 문제로 사실상 시작되지 못한 채 무너지면서 촉발되었습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며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분쟁 고조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앞으로 이 갈등이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머물지, 아니면 걸프 전체로 번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