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뒤집힌 3.58%포인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10월 25일 결선투표에서 51.79%를 얻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를 3.58%포인트 차로 눌렀습니다. 1차 투표에서 뒤졌던 후보가 결선에서 역전한 것은 1989년 이후 처음인데요. 룰라는 승리 직후 “브라질은 누구의 뒷마당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가 미국의 이른바 ‘돈로주의’와 중남미 정치 구도에 적지 않은 변수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를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결과 인정을 피했습니다. 그는 브라질 증시 급락과 보우소나루 진영 인사의 미국행을 거론하며 “매우 큰 망신거리”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여러 우파 정부는 축하 메시지를 냈고, 브라질 안팎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복지 공약과 디지털 선거전
룰라 캠프는 1차 투표 직후 영세 사업자 360만 명의 채무 탕감, 노동시간 단축, 볼사 파밀리아 지급 일정 앞당기기를 내걸었습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청년층과 소통하며 지지층을 넓힌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입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부패 의혹과 ‘손바닥 밈’ 논란으로 역풍을 맞았습니다.
문제는 선거 이후입니다. 상원과 하원 모두 보수 세력이 다수여서 개혁 입법이 쉽지 않고, 정부 부채 비율은 2023년 86.6%에서 2030년 94.1%, IMF 전망으로는 97.8%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재정 건전성과 복지 확대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과제가 남은 셈입니다.
알고리즘과 축구계의 갈라진 목소리
선거 과정에서는 거대 플랫폼의 알고리즘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메타 내부 대화록을 토대로 룰라 계정 제약과 보우소나루 채널 추천 의혹이 제기됐고,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설명 자료와 벌금을 요구했습니다. 플랫폼이 선거의 공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묻는 장면입니다. EU는 디지털서비스법으로 대응 중이고, 한국도 감시 체계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계의 반응도 갈렸습니다. 여자 프로축구 선수들은 여성 축구 지원과 2027년 여자 월드컵 개최를 기대하며 룰라 지지를 드러냈습니다. 반대로 남자 축구 스타들은 온라인 베팅 금지로 구단 스폰서 수익이 줄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룰라의 4년이 중남미 정치 지형을 다시 그릴지, 브라질 내부의 분열을 봉합할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