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쿠팡 '퇴직금 리셋' 전현직 대표 기소…검찰 무혐의 뒤집어

뉴한조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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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4일 오전 9:48

발행: 2026년 2월 4일 오전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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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한 상설특검팀이 전·현직 대표와 법인을 기소했습니다. 특검은 쿠팡이 근로자 의견 없이 일방적으로 ‘리셋 규정’을 도입해 40명의 근로자에게 1억 2천여만 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검찰의 기존 무혐의 처분을 뒤집은 것입니다. 특검은 이제 당시 무혐의 결정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특검의 첫 공소, 검찰 판단 정면 반박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해온 안권섭 상설특검팀이 전·현직 대표와 법인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는 특검 출범 약 두 달 만에 나온 첫 공소 제기이자, 지난해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내린 ‘무혐의’ 결정을 정면으로 뒤집은 조치입니다. 특검은 쿠팡 CFS가 2023년 5월 취업규칙을 변경하며 도입한 소위 ‘리셋 규정’이 절차적 하자를 갖췄으며, 이를 통해 40명의 일용직 근로자에게 총 1억 2천여만 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검의 이번 기소는 플랫폼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한 행위에 대해 사법적 책임을 묻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입니다.

당초 이 사건은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이 엄성환 전 CFS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지난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특검은 추가 증거 확보를 통해 당시 검찰의 결론과는 반대되는 판단을 내리게 된 겁니다. 특검팀은 “단순한 금전 미지급을 넘어 근로자 권익을 침해하고 회사 이익을 추구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하며 수사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알고 보면 더 치명적인 ‘리셋 규정’

문제가 된 ‘리셋 규정’은 쿠팡 CFS가 일용직 근로자의 퇴직금 지급 조건을 변경하면서 생겼습니다. 새 규정은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에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했는데, 근무 기간 중 하루라도 주 15시간 미만으로 일한 날이 있으면 퇴직금 산정 기간이 처음부터 다시 계산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장기 근속한 일용직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된 점은 규정 변경 과정입니다. 특검 조사 결과, 쿠팡 CFS는 공식적인 취업규칙 변경일인 2023년 5월보다 한 달 앞선 4월부터 내부 지침을 바꿔 일방적으로 새 기준을 적용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근로자들의 의견을 듣거나 외부 법률 자문을 구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시행한 겁니다. 이러한 일방적 변경과 소급 적용이 특검이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하는 결정적 근거가 됐습니다. 쿠팡 측은 당연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은 확보한 내부 문서와 증언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했다는 입장입니다.

남은 과제, ‘수사 외압’ 의혹의 행방

이번 기소로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 자체는 재판 국면으로 넘어갔지만, 특검의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당시 부천지청의 무혐의 처분 과정에 외부 압력이 개입됐는지 여부입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부장검사였던 문지석 검사가 “지휘부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압박받았다”고 폭로하면서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졌던 건데요.

이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은 최근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김 검사는 당시 부천지청에서 이 사건을 담당했던 인물로, 대검찰청에 올린 쿠팡 사건 보고서에서 노동청이 압수한 핵심 증거인 ‘내부지침서’ 내용이 누락된 정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은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인데, 김 검사 측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당시 무혐의 처분에 다른 검사들도 동의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특검 수사의 최종 핵심은 ‘왜 검찰은 처음에 무혐의 처분을 했는가’라는 질문으로 압축됩니다.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기소는 첫 걸음에 불과하고,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무혐의 처리 과정의 하자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도, 고의성 입증이라는 높은 법적 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쿠팡 사건은 단순한 노동권 침해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의 공정한 법 집행 시스템에 대한 믿음을 시험하는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