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감금·고문 뒤 통장 유통한 조직 20명 검거…'신고하면 소송당한다' 법적 허점도

헤매아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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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6월 24일 오전 5:05

발행: 2026년 6월 23일 오후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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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국인을 유인해 감금·고문하고 대포통장을 유통한 범죄 조직이 검거되었습니다. 이들은 고액 알바를 미끼로 피해자를 끌어들여 통장을 강탈한 뒤 보이스피싱 조직에 고가로 판매했습니다. 한편 국내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대포통장을 신고했다가 오히려 명의자에게 소송 당해 90% 이상 패소하는 법적 사각지대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감금과 고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한국인을 캄보디아로 유인한 뒤 감금하고 폭행한 대포통장 유통 조직이 무더기로 검거되었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캄보디아 프놈펜 등을 거점으로 활동한 이 조직의 총책 A씨(30)를 포함한 20명을 검거했는데요, 이 중 총책 등 6명은 구속되었고 현지에 남은 2명에겐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습니다.

이들은 텔레그램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통장 개설 시 최대 4,500만원 지급" 같은 홍보 글을 올려 피해자 4명을 모았습니다. 항공권과 숙소를 제공하며 안심시켰지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시아누크빌 원구단지 등의 숙소로 연행되어 2주에서 6주 동안 감금되었습니다. 도주를 위해 내부를 몰래 촬영한 피해자가 발각되자 다른 명의자들이 보는 앞에서 잔인하게 고문당했고, 이 장면은 조직원들 사이에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치밀했던 범죄 조직의 운영 수법

범죄 조직의 수법은 상당히 체계적이었습니다. 총책 아래 팀장과 중간관리책, 국내 유인책, 감시 및 관리책으로 역할을 나눴고, 조직원 대부분은 지인 소개로 가담한 20대 한국인이었습니다. 이들은 강제로 빼앗은 통장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개당 1,000만원에서 2,000만원에 판매했는데, 최근 단속 강화로 통장 가격이 급등한 틈을 노린 겁니다. 총책은 조직원에게 월 200만400만원의 급여를 주고, 피해자를 유인해 온 사람에게는 100만200만원의 성과급을 따로 챙겨주었습니다.

조직은 은행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걸리지 않기 위해 상담원과 통화할 때 쓸 대응 시나리오까지 미리 작성해 명의자들에게 외우게 했습니다. 계좌 압류를 막기 위해 통신비 연체료를 대신 내주는 치밀함도 보였죠. 이처럼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기업형 조직으로 움직였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신고했는데 오히려 소송 당하는 피해자들

이번 수사와 별개로, 대포통장과 관련한 또 다른 끔찍한 현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대포통장을 신고해 계좌를 동결시켰더니, 오히려 통장 명의자에게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최근 5년간 관련 판결 306건 중 90.5%가 명의자 측 승소로 끝났습니다.

범죄 조직은 조작된 코인 거래 내역 등을 증거로 제출하고, 피해자가 상대방의 범죄 사실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법적 허점을 파고든 결과입니다. 결국 범죄자들은 가벼운 형량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피해자들은 금전적 손실과 소송 비용, 패소의 충격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캄보디아 조직 검거는 단순한 범죄 단속을 넘어, 통장 거래에 대한 경각심과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