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 앞서는 표준 전략
세계가 AX(All things X)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가 간 기술 경쟁의 초점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술 개발이 먼저 이루어지고 그 후에 표준화가 진행되었지만, 이제는 표준이 기술 개발의 방향을 제시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첨단산업 표준 리더십 포럼 임채민 공동의장은 "표준 전략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국가기술표준원 김대자 원장은 이 같은 변화를 '뉴노멀'이라고 정의합니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누가 번성하고 뒤처질지를 결정하는 핵심 규칙이 바로 표준이라는 겁니다. 특히 인공지능이 전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표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표준 경쟁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은 첨단산업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표준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표준을 선점하는 국가가 해당 산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준은 단순한 규격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습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한국은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국표원은 AI 융합 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표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표준이 바꾼 우리 삶의 모습
표준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지 살펴보면 그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전문가 104명의 의견을 수렴해 선정한 '세상을 바꾼 표준'과 '한국인의 삶과 경제를 바꾼 표준' 목록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이동통신 표준은 2G에서 5G로 발전하며 우리의 소통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꿨습니다. 바코드와 QR코드는 정보 전달 방식을 혁신했고,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는 무선 연결의 기반이 됐습니다. 한국인의 일상에서는 CDMA와 메모리 반도체 표준이 한국의 선진국 진입을 촉진했습니다.
실질적 성과와 미래 준비
광운대학교는 최근 3년간 ICT 분야에서 219건의 표준특허를 확보하며 '표준특허 우수기관'에 선정됐습니다. 이는 표준 특허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HEVC, VVC 등 주요 기술은 글로벌 특허풀에 등재되어 지속적인 로열티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12월에는 ISO, IEC, ITU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 AI 표준 서밋'이 개최될 예정입니다. 김대자 원장은 이번 서밋이 "한국이 AI 표준화를 주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는 한국이 글로벌 AI 표준 논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전파·행정·법제 연구원도 기술 규제 혁신을 위한 공동 연찬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표준 주도권 잡기 위한 과제
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개발 이상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연구 단계에서부터 표준과 특허를 함께 고려하는 연구 문화 정착이 중요합니다. 또한 표준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표준은 첨단 기술 발전의 방향을 결정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표준 개발과 국제 표준화 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