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앤트로픽, 14조 원 '마통' 확보 나서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미국 주요 은행들로부터 100억 달러 규모의 리볼빙 신용 한도를 확보하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국내 돈으로 약 14조 원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여러 은행이 신디케이트 방식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IPO 주관사 자리를 노린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체 한도가 당초 목표를 웃돌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앤트로픽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로부터 25억 달러의 신용 한도를 확보한 바 있어 이번 규모 확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경쟁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번 신용 한도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IPO 과정에서의 주도권 싸움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참여 규모가 클수록 수수료 수익이 커지고, 향후 공모 주관사로 발탁될 기회도 늘어나기 때문인데요. 사실 스페이스X도 지난 5월 IPO를 앞두고 비슷한 방식으로 신용 한도를 크게 늘렸던 전례가 있었습니다.
앤트로픽은 이처럼 은행별로 요청 금액을 차등 설정하며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대출에 적극적인 주요 은행에는 12억 5천만 달러를, 차순위에는 10억 달러를 요청하는 식인데요. 당장 필요한 자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여유 자금을 확보하는 건, 대규모 GPU 확보와 데이터 센터 운영 등 막대한 인프라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2% 지분 창업자, 경영권은 어떻게 지킬까
자금 확보와 병행해 앤트로픽은 내부 지배구조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공동창업자들의 지분이 대규모 투자 유치로 계속 희석되면서, 아모데이의 지분율은 약 2%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이에 앤트로픽은 일반 주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이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나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가 채택한 방식과 유사한 접근입니다. 물론 앤트로픽은 이미 공익법인 형태와 장기이익신탁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등이 관여하는 이 신탁은 이사회 과반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이 신탁 구조와 창업자 의결권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앤트로픽은 공익 목적과 창업자 주도를 동시에 담아내는 이례적인 지배구조를 상장사 체제 안에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