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내놓은 '10억 배럴'과 '0배럴'
미 중부사령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이 19일 엑스에 공개한 영상이 화제입니다. 지난 두 달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10억 배럴이 넘는 원유가 지나갔고, 미군이 상선 2,000척 이상의 통항을 도왔다는 내용인데요. 그는 "철통같은 봉쇄로 이란의 원유 수출은 0배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호르무즈를 봉쇄했고, 세계 해상 원유의 약 20%가 지나는 길목이 막혔습니다. 미군은 기뢰를 제거하고 해협을 다시 열었고, 최근 2주간 물동량은 6개월 중 가장 많았습니다. 미군은 걸프협력회의 6개국 등과 협력해 물동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늘어난 숫자, 돌아오지 않는 배
숫자가 좋아졌다고 현장이 안정된 건 아닙니다. 로이즈리스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9월 7일부터 13일까지 호르무즈 통항은 최소 97차례로, 직전 주 83차례보다 늘었습니다.
공격도 멈추지 않습니다. 국제해사기구는 9월 15일까지 호르무즈와 주변 해역에서 80건의 사건을 확인했고, 선원 22명이 숨졌다고 집계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토고 국적 유조선 '트렌드'를 때렸다고 주장했고, 파나마와 마셜제도 선적 선박도 피격됐습니다. 공격이 이어지면서 17일 호르무즈를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4척까지 줄었습니다.
보험료와 운임이 밀어올린 부담
선사들은 항로를 바꾸거나 출항을 미루고 있고, 전쟁보험료와 운임은 급등했습니다. 초대형 유조선 몇 척만 지나도 수송량은 크게 늘지만, 배가 돌아오지 않으면 운송 환경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주변 정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드론 공격으로 송유관 가동을 멈추고 홍해 항로를 대체 수출로로 쓰고 있으며, 예멘 후티 반군은 리야드 일대를 공격했습니다.
한국 정유업계는 원유 도입의 연속성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공격이 격화되면 보험료와 운임 상승이 곧바로 원유 도입 비용으로 이어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동량 회복이라는 숫자와 현장의 긴장이 엇갈리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