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 공백 끝에 마련된 새 지휘부
KAIST가 제18대 총장으로 배충식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임하면서 길었던 총장직 공백을 마무리했습니다. 이광형 전 총장의 임기가 지난해 2월에 끝난 뒤 약 1년 4개월간 이어진 공석은 KAIST 역사에서도 이례적이었는데요. 사실 지난 2월 이사회에서도 총장 선임 표결을 진행했지만, 단 한 명도 과반 득표를 넘기지 못해 안건이 부결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배충식 교수를 비롯한 최종 후보 3명 가운데 배 교수가 선정되었으며, 교육부 장관 동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을 거쳐 임명이 확정될 예정입니다.
에너지 전환을 이끌어온 학자
배 신임 총장은 서울대학교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8년부터 KAIST에서 교편을 잡아왔습니다. 그동안 기계항공공학부장과 공과대학 학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며 행정 경험도 쌓았는데요. 학문적으로는 친환경 에너지와 탄소중립 동력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세계자동차학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동력 부문 최고 석학회원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해당 학회 최우수논문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실력자입니다. 또한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 단장과 탄소중립연료기술연구회 회장을 맡는 등 정책 현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그는 앞으로 AI를 도구로 활용해 각 과학 분야의 도메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남은 과제는 내부 혁신과 제도 개선
총장 공백이 해소된 것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구성원들이 제기한 과제들도 적지 않습니다. 과기연구노조는 배 총장에게 상호존중과 협력이 바탕이 되는 공동체 문화를 복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특히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도 명확한 직명이나 임금 체계를 갖추지 못한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는데요. 노조는 이번 총장 선임 지연이 정부가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현행 선임 제도 때문이라며, 다른 국립대처럼 총장 직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도 개선도 함께 촉구했습니다. KAIST가 배 총장의 전문성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다시 안정적인 행보를 시작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