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마감하는 선택
‘영미~’ 그 감격의 함성이 다시는 경기장에서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17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공식 해체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3월 2일, 팀 킴은 공식 SNS를 통해 “한 팀으로서의 모습은 이제 마무리한다”는 소식을 알리며 팬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는데요. 김은정(스킵), 김초희,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로 구성된 이 팀은 모두 ‘김’씨 성을 가져 ‘팀 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한국 컬링의 상징이 되어왔습니다. 이들의 해체는 단순한 한 팀의 해산을 넘어, 한국 컬링의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알리는 소식입니다.
영광과 역경을 함께한 17년
팀 킴의 역사는 2009년 김은정과 김영미의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이후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가 합류하며 완성된 팀은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실력을 쌓아갔죠. 그리고 2018년 평창에서 기적 같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팀 킴은 아시아 컬링 사상 최초로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걸며 전국민적인 ‘컬링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김은정 스킵의 독특한 구령 ‘영미~’는 문화적 코드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죠.
하지만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평창 이후 팀은 지도자 일가의 갑질 논란에 휩싸이는 등 선수 생명의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2021년에는 소속팀을 강릉시청으로 옮겨 다시 호흡을 맞췄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한국 컬링의 위상을 지켜냈습니다.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일구어낸 이들의 발자취는 한국 스포츠史에 남을 값진 유산이 되었습니다.
각자의 길을 향한 새로운 도전
팀 해체의 직접적인 계기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탈락이었습니다.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자, 선수들은 각자의 미래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그 결과, 팀으로서의 공식 활동을 종료하기로 결정하게 된 겁니다. 이제 멤버들은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김선영과 김초희 선수는 강릉시청에 잔류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고, 김은정과 김경애 선수는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추진 중입니다. 김영미 선수는 지도자의 길을 걸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팬들의 아쉬움은 크지만, 선수들은 변함없이 서로를 응원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한 팀으로서의 여정은 끝이 났지만, 다섯 명의 선수가 쌓아올린 유산과 정신은 한국 컬링의 초석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팀 킴의 해체는 한국 컬링계에 큰 빈자리를 남기지만, 동시에 새로운 세대가 그 자리를 메우고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보여준 도전정신과 끈끈한 팀워크는 앞으로 수많은 후배 선수들에게 귀중한 롤모델이 되어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