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격전'에 광주 군공항 2028년 임시 배치
정부가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전격전' 수준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0일 메가프로젝트 2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 활용하라고 지시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2028년 중순까지 기지 기능을 다른 군공항으로 임시 배치하고, 2029년 팹 1차 완공과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 예하 3개 대대를 예천·서산·충주로 분산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다만 광주기지는 서남부 영공방위와 정예 조종사 양성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인데다, 유사시 미군 전력이 전개되는 한미 공동운영기지라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미군 공여지 반환과 한미 간 세밀한 협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만큼, 2028년이라는 시한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할 대목입니다.
용인·호남 동시 추진 속 인프라 밀림 우려
광주 속도전이 앞서가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상대적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용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핵심 거점인데, 전력·용수·인허가 일정이 후순위로 밀리면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는 용인 일반산단 완공 시점을 2045년에서 2033년으로, 국가산단은 2047년에서 2039년으로 앞당기고 전력 공급은 2041년까지 마치겠다고 밝혔지만, 기존 계획 대비 압도적으로 빨라진 일정이 과연 지속 가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반도체특별법이 11일부터 시행된 점은 긍정적 신호입니다. 삼성·SK하이닉스의 팹 건설 공기가 단축될 기대가 나오고 있으며, 5조 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와 상생무역금융 조성으로 소부장 기업 지원도 확대됩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의 숙련 인력 확보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력망·인력 확보, 실체적 과제로 남아
호남권의 전력 공급 시점은 2029년 말에서 2028년 말로 1년 앞당겨졌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 등을 활용하고 지중선로 공기를 단축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상반기 전국 출력제어의 절반이 넘는 51.3%가 호남권에서 발생한 점은 뼈아픈 현실입니다.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는 만큼 송전망 확충이 시급한데, 이걸 2년 내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은 적지 않습니다.
인력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숙련 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 특례 적용이 해결되지 않으면, 광주 공장 가동에 필요한 숙련 인력 이동이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가 이미 호남 투자에 반대하고 있어서 정부의 근로시간 개선 노력이 광주 공장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국 정치적 시한에 맞춘 발표보다는 전력·용수·인력·인허가 등 제반 여건을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하는 것이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를 위한 길입니다. 야당은 30조 원 규모의 예산 조달 계획 부재를 지적하며 정치적 공약이라고 비판하고 있고, 대통령 지지율도 4주 연속 하락하는 등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싼 정치적 부담은 가중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