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빙하 실크로드' 현실화… 북극항로 선점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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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3일 오전 7:03

발행: 2026년 8월 13일 오전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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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극항로 정기 컨테이너선 서비스를 개시하며 이른바 '빙하 실크로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수에즈 운하 대비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이 노선은 중동 분쟁으로 불안해진 기존 항로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요. 한국도 2030년 정기 서비스를 목표로 추진 중이나, 러시아의 통항 규제와 쇄빙선 기술 확보 등 지정학적·기술적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중국의 '빙하 실크로드'와 북극항로 선점

최근 중국 선박 회사 씨 레전드가 닝보항에서 영국 펠릭스토우항까지 이어지는 정기 컨테이너선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노선은 북극해 북해항로를 그대로 활용하는데, 기존 수에즈 운하와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남방 항로보다 소요 시간이 40일에서 약 20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듭니다. 이른바 '빙하 실크로드'가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물류 지도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항해가 가능해진 데는 지구 온난화가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여름철 북극 해빙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쇄빙선 없이도 상선이 통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2025년 여름에만 23척의 선박이 특별한 호위 없이 북해항로를 완주했습니다. 당연히 중국계 물류와 러시아산 에너지 운송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중동 불안 속 떠오른 대안 경로

북극항로가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중동 노선의 불안도 한몫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의 무력 충돌과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홍해와 수에즈 운하 주변은 상시 위험 지역으로 전락했는데요. 주요 선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운송 기간이 10일에서 14일가량 늘었고, 연료비와 보험료까지 크게 오르면서 물류 업계의 부담은 가중되었습니다.

수에즈 운하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 경로로 북극항로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이동 시 거리가 약 30% 줄어들어, 전기차 배터리나 태양광 패널처럼 배송 시간에 민감한 고부가가치 화물에는 더없이 유리한 조건을 갖췄습니다. 중국은 이미 리튬이온 배터리를 싣고 저우산에서 펠릭스토우까지 단 20일 만에 주파하며 컨테이너 화물 상업 운항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습니다.

한국의 과제와 북극을 둘러싼 지정학

반대로 한국도 2030년 북극 정기 서비스 항로 개통을 목표로 시범 운항을 진행하며 기술적 검증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영하 50℃에 달하는 극저온과 유빙을 극복할 특수 내빙선 및 쇄빙선 건조 기술 확보는 물론, 러시아와의 에스코트 통행료 협상 같은 외교적 과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북극항로는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니라, 자원과 안보를 둘러싼 새로운 지정학적 쟁점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북해항로의 핵심 구간이 러시아 영해에 속해 있어 통항 허가와 규제권을 러시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최신 5개년 계획에서 스스로를 '근북극국'으로 규정하며 영향력 확대를 노골화하고 있고, 이에 독일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중국의 북극 협력을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게 북극항로는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고 친환경 선박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국가 전략 자산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북극을 둘러싼 동서 간 물세력 다툼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