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금융, 내년 1조원 투자로 AI 시대 모험자본의 역할 강화

전매연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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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4일 오후 9:49

발행: 2025년 12월 4일 오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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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장금융은 '2025 모험투자포럼'을 통해 AI 시대 모험자본의 역할을 논의하고, 내년 1조 원 규모의 지속적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포럼에서는 한국 산업 현장에 특화된 '도메인 특화 AI' 육성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으며, 농축산업 등 민간 투자가 어려운 분야에 대한 정책금융의 마중물 역할과 장기 투자 지속성을 위한 세컨더리 펀드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모험자본이 쏘아 올린 신호탄

한국성장금융이 주최한 ‘2025 모험투자포럼’이 지난 4일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포럼은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와 모험자본이 만드는 국가 경쟁력’을 주제로 열렸는데요,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연말 행사를 넘어, AI라는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정책금융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의 장이었습니다.

성장금융은 포럼에서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수준인 1조 원 규모의 모험자본을 출자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올해 총 1조 3700억 원을 투자해 4조 9000억 원 규모의 하위펀드를 조성한 데 이은 지속적인 투자 의지입니다. 누적 운용 규모는 35개 분야에 걸쳐 약 10조 9천억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내년 투자 전략은 블라인드 펀드와 프로젝트 펀드의 비중을 6대 4로 유지하면서, K-콘텐츠, 미래산업, 지역활성화 등 다각화된 분야로의 확장을 꾀할 방침입니다.

도메인 특화 AI와 정책금융의 만남

포럼의 핵심 논제는 명확했습니다. 바로 한국이 주목해야 할 AI 방향성과, 그 길에 필요한 자본의 역할이었습니다. 허성무 한국성장금융 대표는 범용 AI 경쟁에만 매몰되기보다는 한국 산업 현장의 실제 문제를 해결할 ‘도메인 특화 AI’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농업, 제조업, 콘텐츠 등 각 분야의 깊은 이해와 데이터가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자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현장의 목소리와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홀리데이로보틱스 송기영 대표는 국내 제조 환경이 휴머노이드 로봇 테스트에 최적화되어 있어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트플로우 전광명 대표는 AI 시대 데이터의 가치를 ‘복리’에 비유하며, 소규모 농가의 데이터 축적을 독려할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산업 현장의 구체적인 요구와 AI 기술이 만나려면,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자본의 인내심이 필수적입니다.

민간이 망설이는 곳에 필요한 ‘마중물’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농축산업이나 첨단 원천기술 개발처럼 투자 회수 기간이 길거나 초기 위험이 큰 분야는 민간 자본이 선뜻 발을 들이기 어렵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 김민성 수석은 바로 이런 ‘시장 실패’ 영역에서 정책금융의 마중물 역할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매출 외에 기술 성숙도나 사회적 가치 같은 정교한 KPI(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성장금융의 최근 행보는 이런 방향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조성한 K-콘텐츠미디어전략펀드는 영화 ‘어쩔 수가 없다’의 성과에 기여했고, 지역활성화투자펀드는 호텔, 스마트팜, 데이터센터 등 지역 인프라 프로젝트까지 투자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기업 투자를 넘어 산업 생태계 자체를 조성하려는 적극적인 접근으로 읽힙니다.

장기 투자 지속성을 위한 과제

AI와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는 그 특성상 회수 기간이 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김민성 수석은 장기 투자 자금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세컨더리(2차) 펀드 시장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중간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되어야만, 초기부터 장기 투자에 참여하려는 의지도 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앞으로의 관건은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의 운용입니다. 성장금융은 내년 1조 원의 예산을 기본으로 책정했지만, 국민성장펀드 운용사로 선정될 경우 추가적인 재원이 투입될 전망입니다. 이 펀드는 민간 연기금 등을 유치해 장기 성장 동력에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성장금융의 투자 규모와 범위를 한층 확대할 수 있는 키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성장금융의 행보는 AI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한 축을 자본이라는 관점에서 점검하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과 데이터 확보만큼이나, 그 뒷받침이 될 지속 가능한 투자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