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뒤덮은 생활비 분노
프랑스에서 3주째 이어지는 시위가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교육 문제에서 시작된 시위는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 항의로 확대됐고, 가을방학 뒤 학교 봉쇄와 총파업 예고까지 나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청년 요구가 대책에 반영됐다며 수업 재개를 호소했지만, 학생 단체들은 대책이 부족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10만명 이상이 생활비 완화와 교육, 주거, 기후 투자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경찰 공격과 상점 약탈이 벌어져 경찰관 100명 이상이 다치고 54명이 붙잡혔습니다. 이탈리아 총파업에는 노조 추산 150만명, 내무부 집계 25만5000명이 참여했고, 포르투갈에서는 주거비와 임대차 법안에 반대하는 농성이 이어지다 체포와 부상이 발생했습니다.
복지국가의 재정 부담과 교육 불평등
시위의 뿌리에는 생활비 상승만이 아니라 복지국가의 구조적 부담이 자리합니다. 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늘어난 데다 연금 개혁과 노동시장 유연화가 미뤄지면서 재정 압박이 커졌고, 공공서비스 약화가 체감되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사립과 공립 교육 격차가 사회 불평등을 키우고 청년들의 미래 희망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지역과 이민자가 많은 지역이 겹친다는 점도 거론되지만, 이민자가 시위를 주도했다는 해석에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기후 대응을 위해 환경 규제를 강화했지만 에너지 안보 관리에는 실패했습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에너지 무기화로 고물가가 심화됐고, 성급한 규제는 철강과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을 흔들었습니다. 디지털과 인공지능 전환에서도 미국 빅테크와 한국, 대만의 공급망에 뒤처지며 기술 종속 우려가 커졌습니다.
유로존 신뢰와 정치 양극화 전망
시장에서는 유럽 정부의 막대한 빚과 재정 문제가 유로존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시합니다.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중도층이 줄고 극좌와 극우가 선거에서 약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유럽과 한국의 제도와 사회 조건이 달라 같은 상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시위가 복지와 교육의 균열을 드러낸 만큼, 재정 건전성과 공공서비스 개선을 어떻게 조합할지가 향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