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참사가 되새겨지는 폭우의 밤
기상청이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호우특보를 발효한 가운데, 밤사이 최대 150mm의 집중호우가 예보되었습니다. 특히 내일 새벽에는 시간당 50mm에 달하는 극한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커서 침수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다름아닌 지하 공간과 저지대입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비슷한 재난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2022년 8월 서울 관악구와 동작구에서는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로 반지하 주택이 침수되어 4명이 숨졌고, 2023년 충북 오송에서는 임시 제방이 붕괴하며 지하차도로 물이 밀려들어 14명이 희생되었습니다. 모두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으로 극한 비가 쏟아지면서 발생한 비극이었죠.
5분이면 충분히 위험해집니다
이번 남해안 집중호우의 원인은 서쪽의 강한 저기압과 동쪽의 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하층 제트기류 때문입니다. 시속 40km로 불어온 이 기류를 통해 유입된 수증기가 해안선에 부딪히면서 국지적으로 강한 비를 뿌리고 있는데요. 이런 기상 조건 아래에서는 지하주차장이나 반지하, 지하차도 등이 불과 5~10분 만에 물에 잠길 수 있습니다.
빗물이 바닥에 고이거나 하수구가 역류하기 시작하면 그 즉시 대피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당연히 차량 상태를 확인하려고 다시 지하 공간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절대 해서는 안 되고요. 대피할 때는 구두나 슬리퍼보다 운동화가 낫지만, 장화는 내부에 물이 차 오를 수 있어 오히려 맨발이 더 안전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인덕대 스마트방재학과 정창삼 교수 역시 극한 호우 시 소하천과 지방 하천의 범람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하천 주변과 저지대 거주민의 적극적인 대피를 당부했습니다.
선제 대응이 생명을 지킵니다
개인의 신속한 판단 못지않게 건물 관리자의 철저한 사전 준비도 필요합니다. 평소 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 양수기 등을 상시 비치해 두고, 호우 예보가 발령되면 즉시 설치해 침수를 막아야 합니다. 이번에 영남과 제주에는 최대 100mm, 호남에는 60mm,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도 30mm 안팎의 비가 예보되어 있어 전국적으로 비 피해에 대한 경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연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미리 준비한 만큼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참사가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폭우가 시작되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신속하게 대피하는 습관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