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분 만에 끝난 8강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4강에 올랐습니다. 27일 일본 이치노미야에서 열린 8강전에서 태국의 랏차녹 인타논을 2-0(21-8, 21-9)으로 꺾었는데요. 두 세트 모두 상대에게 두 자릿수 점수를 주지 않은 완승이었습니다.
초반부터 안세영의 페이스였습니다. 3-0으로 앞서며 코트를 넓게 활용했고, 좌우를 가르는 스매시와 그물망 수비로 상대 실수를 끌어냈습니다. 33분 만에 경기를 끝내 체력 부담도 줄였습니다.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사상 첫 여자 단식 2연패에 두 경기만 남겨두게 됐습니다. 1962년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이 된 뒤 여자 단식 2연속 우승은 아직 없습니다. 올해 53경기에서 1패만 기록 중인 그는 7월 발 부상 이후 재활을 거쳐 세계선수권과 중국 마스터스에서 연속 우승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습니다.
선수들을 몰아붙인 '살인 일정'
승리 뒤 인터뷰는 무거웠습니다. 조직위원회가 개인전 일정을 직전 대회 6일에서 5일로 줄이면서, 64강을 통과한 선수들이 하루에 32강과 16강을 연달아 치러야 했기 때문입니다.
26일 경기는 자정을 넘겨 끝났습니다. 일본의 미야자키 유카는 대기하다 오전 0시 8분에 경기를 시작해 완패했고, 16강 승자들은 반나절 휴식도 없이 다음 날 오전 8강에 투입됐습니다. 안세영은 "하루 두 경기, 죽으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했고, 스스로 뺨을 때리며 컨디션을 깨웠다고 털어놨습니다.
서승재와 김원호도 "몸이 무겁다"고 했고, 인도의 푸살라 신두는 새벽 1시까지 16강을 치른 뒤 12시간 만에 8강을 소화했습니다. 선수 보호보다 경기 소화에 급급한 운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태빈 돌풍과 복식의 힘
한국은 남자 단식에서도 반가운 소식을 얻었습니다. 세계 46위 유태빈이 8강에서 일본의 나라오카 고다이를 2-1로 꺾고 4강에 올랐습니다. 186cm 장신에서 나오는 점프 스매시가 위력적이었고, 2010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에 남자 단식 메달을 확보했습니다.
복식도 순항 중입니다.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 조는 일본 조를 2-1로 역전했고, 이소희·백하나 조는 대만 조를 2-0으로 제압했습니다. 28일 4강에서는 안세영이 천위페이와, 유태빈이 싱가포르의 락향유와 맞붙습니다. 한국은 최대 4개의 금메달을 노리는데, 관건은 체력 회복입니다.